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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방사능 관리 철저히 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고리(古里)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는 두가지 점에서 충격을 준다.하나는 만전을 기하고 있는줄 알았던 방사능폐기물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점,또 한가지는 누출사고를 빚고도 거의 한달동안 그 사실을 은폐하고 있었다는 점이다.당국은 하루 빨리 정확한 사고경위를 밝히고,유.무해 여부를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누출된 방사능량은 최고 1.5내지 5밀리렘이라고 한다.이것은 자연상태보다 최고 1백배가 높은것이다.그러나 「원자력발전의 바른 이해」라는 자료에 따르면 5렘 이하의 미량(微量)은 일시에 쐬어도 인체에 별 로 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따라서 누출된 방사능만 보면 이번 사고가 인명에 피해를 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그러나 당국이 사후처리에 늑장을 부려 누적적으로 방사능을 받게 되면 문제는 달라질 수 있다.당국은 사후처리작업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원자력폐기물처리장 부지를 찾는데 온갖 고생을 하고 있는 터에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되겠는가.
누출사고는 중.저준위 폐기물의 포장.이동과정에서 일어난 것 같은데,어떤 과정에서 안전수칙이 무시됐는지 규명해야 한다.중.
저준위 폐기물을 담는 드럼통과 그 뚜껑은 튼튼하기 이를데 없고,그 포장과정.이동과정도 주도면밀한 것으로 알려지 고 있다.그런데도 누출사고가 일어난 것은 어디에선가 부주의가 스며들었다는증거다. 특히 사고를 내고도 쉬쉬 해가며 뒤처리를 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숨긴다고 해결되는게 아니다.주민들에게 경각심을 주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하도 큰 사고가 많이 나니까 이런 조그만 사고로 국민을 불안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한 것 같은데,그런 안일(安逸)한 대처가 다음에 더 큰 사고를 불러올수 있다.
지금까지 방사능안전관리는 원전(原電)이나 의료기관등의 생산지나 사용처위주로 집행돼 왔는데 앞으로는 폐기물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비전문가들이 더 방사능 누출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우리 형편으론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건설해 나가야 하고 그러려면 국민들을 더욱 「親원자력화」해야 한다.방사능 안전관리가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필요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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