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간판주 상승률, 美·日 제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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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간판기업의 주가가 미국과 일본의 세계적 기업들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15일 최근 1년간(2003년 4월~2004년 3월 11일) 한.미.일 세 나라의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주가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평균 51.6%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13.6%로 가장 낮았고, 나스닥은 28.3%, 일본 도쿄증권거래소는 31.4%로 나타났다.

국가별 시가총액 1위 기업의 주가 상승률도 한국의 삼성전자가 74.7%로 가장 높았다. 도쿄증권거래소의 도요타자동차는 43.3%, NYSE의 제너럴 일렉트릭은 5.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2~10위권에서도 한국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돋보였다. 첨단 분야로 꼽히는 PDP.2차전지.유기EL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삼성SDI는 117%의 상승률을 기록해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최근 1년 사이 한국 간판 기업의 주가 상승률이 미.일 기업에 앞서는 것은 북핵 문제와 지배구조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요인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UBS증권 안승원 상무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시장 규모가 적지 않고, 다양한 업종에서 우량 기업들이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지나치게 강조된 나머지 주가가 과도하게 낮아진 것도 최근 간판기업 주가의 반등 요인으로 꼽힌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한국 기업의 주가는 실적 대비 PER 기준으로는 여전히 싸다"며 "이것이 외국인이 몰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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