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스시’ 심의는 언제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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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산하 민간 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의 출범이 미뤄지면서 방통 심의 업무가 한 달째 공백을 맡고 있다. 선정적 내용으로 여성민우회가 폐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ETN의 ‘알몸 스시’(‘백만장자의 쇼핑백’ 중)나 선거방송심의 업무들이 산적한 와중이다.

방통심의위는 기존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통합된 방송통신 심의 총괄기구다. 총 9명의 위원 중 4일까지 6명의 위원만이 선임됐다. 선임된 방통 심의위원들이 예산·직제 등을 결정하게 돼 있어 사무국 업무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출신 직원 150명의 목동 방통심의위 청사 이사 날짜도 결정되지 않았다.

방통위 설치법에 의하면 총 9인의 방통 심의위원은, 대통령이 3명, 국회의장이 국회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해 3명,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3명을 각각 위촉한다.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가 김규칠 동국대 겸임교수(한나라당 추천)·이윤덕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전문위원(민주당 추천)· 백미숙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민주당 추천)를 추천했고, 청와대는 박명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박정호 고려대 전기전자전파 공학부 교수·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를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국회의장 몫 3인. 일부 후보자들이 일찌감치 거론되고 있으나 여야가 총선에 몰입하고 있어 마무리 구성까지는 적잖은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구 방송위 노조(위원장 한태선)는 1일 성명을 통해 ”국회가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해야 할 방통 심의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방송에 대한 감시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선정성과 폭력성이 난무하는 내용의 프로그램과 편법적인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총선에서 방송이 공정한 역할을 하는가 심의해야 하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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