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삼바엔진 보비 26점 … 대한항공 먼저 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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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보비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현대캐피탈 세터 송병일의 단독 블로킹 위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2007년 3월 18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지난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렸다. 1, 2세트를 연거푸 따낸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도 24-23까지 앞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이날 결과는 현대캐피탈의 3-2 역전승. 대한항공은 3세트를 31-33으로 내준 뒤 4, 5세트에는 20점도 못 딴 채 무너졌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2008년 4월 3일. 두 팀이 다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맞붙었다. 처음 두 세트는 듀스 접전이었지만 대한항공의 3-0 완승이었다. 1차전을 승리로 이끈 대한항공은 5일 2차전(천안)에서 이기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

대한항공이 하늘 높이 날았다. 견고한 모습으로 거듭 태어났다. 리드를 잡으면 놓치지 않았고 리드를 당하면 따라가 뒤집었다. “대한항공이 한번 미치면 걷잡을 수 없다”고 말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얘기처럼 한번 흐름을 탄 대한항공의 기세를 멈춰 세울 수 없었다.

이런 대한항공의 바뀐 팀 컬러를 가장 잘 보여준 것은 2세트에서였다. 1세트를 따낸 대한항공은 2세트 21-23까지 현대캐피탈에 뒤졌다. 현대캐피탈 쪽으로 세트가 넘어갈 듯했던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보비(26점)의 블로킹과 신영수(16점)의 직접 강타로 23-23 동점을 만들었다.

23-24에서 다시 한번 보비-신영수가 2점을 합작, 승부를 뒤집었다. 30-28. 대한항공이 세트를 따내며 승부의 추를 자기들 쪽으로 돌려 놓았다.

3년 연속 챔피언에 도전하는 관록의 현대캐피탈도 대한항공의 무서운 집중력 앞에서 기가 질렸고, 대한항공은 3세트마저 25-23으로 가져갔다.

팀 전체 득점(65점) 3분의 2인 42점을 합작한 대한항공의 양 날개 보비-신영수도 돋보였지만, 새내기 세터 한선수의 파이팅도 놀라웠다. 주전 세터 김영석의 부상으로 시즌 후반부터 경기에 나선 한선수는 대담한 토스워크로 장대군단 현대캐피탈의 방공망을 무력화시켰다.

현대캐피탈 외국인선수 로드리고는 복부에 테이핑까지 하고 선발 출전했지만 2세트 중반까지 9득점한 뒤 박철우와 교체됐다.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상대 속공을 효과적으로 막아 이길 수 있었다. 세터 한선수가 신인답지 않게 볼 배급을 잘했다. 김호철 감독의 잦은 선수 교체와 큰 액션에 대해 우리 선수들이 적응한 점도 승인이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경기 후반 집중력에서 진 게 패인이었다. 권영민의 후반 볼 배급 2~3개만 잘 됐다면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 2차전 홈경기에서 어떻게든 승리해 3차전에서 역전극을 연출해 보겠다.

인천=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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