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친여당 합쳐서 200석 무소불위 독재권력 생길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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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한나라당과 친여당이 합치면 200석의 무소불위 독재권력이 탄생하게 됩니다.”

역시 그의 화두는 견제론이었다. 2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통합민주당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이 170~180석을 차지한 뒤 친여 소수정당을 끌어들이면 무엇을 밀어붙일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친박연대와 자유선진당을 두곤 “원내 교섭단체(20석)를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고 하더라도 지역 정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목표 의석 수를 묻는 질문엔 “100석 목표로 80석 받으면 못 했다고 하고 70석 목표로 75석 받으면 잘했다고 할 거냐”라거나 “한두 달 전을 생각하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 배가 고프다”고 답변을 피해 갔다. 다음은 일문일답.

-견제론 외엔 당의 선거 전략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한 지 3개월 동안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한 일이 없다. 국민을 업신여기고 깔보는 모습이다.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독주에 국민이 불안해하는데 우리가 균형을 잡겠다고 하는 것이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정체성 비판을 받는데.

“손학규가 기존의 민주당에 완전히 용해됐다면 이 당에 손학규는 필요 없다. 과거의 좌파 정권에서 벗어나 성장과 정의를 동시에 실현하는 새로운 진보의 길을 걸어야 한다. 이게 내가 할 일이다.”

-현 정권의 지지도가 떨어져도 민주당 지지율은 오르지 않는다.

“많은 국민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달라진 게 뭔지, 합당한 뒤 호남당으로 회귀한 건 아닌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다. 우리는 죽어라 노력하고 있다. 내가 서울 종로에 출마한 것도 피 흘리며 싸우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다.”

-여당 중심 정계 개편에 대한 전망은.

“알 수 없다. 여당의 공천 싸움을 이해 못 하겠고, 권력이 커지면 저런 식으로 싸움하지 않으면 안 되나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총선 후 당권에 도전할 생각인가.

“하는 게 좋을까, 안 하는 게 좋을까. (웃음) 나에 대해선 특별한 생각을 안 하려 한다.”

손 대표는 최근 북한의 도발적인 움직임을 현 정권이 이용할까 경계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지지 세력인 보수 세력을 결집하는 데 (북한 움직임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글=김경진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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