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원봉사 "재미 살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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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5.31 교육개혁」에 따라 학생의 봉사활동 실적을 「종합생활기록부」에 기록하고 이를 입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학생 봉사활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커졌다.또 올해부터 서울시교육청이 중학 1학년생에게 연간 40 시간의 봉사활동을 의무화해 이를 합리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여건 마련이 시급해졌다.
그러나 갑자기 실시된 청소년 봉사활동은 잘 계획되고 조정되지않으면 또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실제로 자원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학교주변 청소,쓰레기 분리수거,교통안전 캠페인과 같이 별로 「재미없는 봉사활동」에 불만을 표시하고,교사들은 봉사활동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일거리를 부담스러워하며,사회복지 시설들은 막무가내로 찾아오는 어린 봉사자를 꺼리기도 한다.
따라서 교육개혁안에서는 청소년들의 봉사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지역별로 「청소년자원봉사센터」를 설치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학교.복지시설.청소년단체등 사이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자 했다.새로 설치될 청소년자원봉사센터의 핵심적 기능은 청 소년의 흥미와능력에 맞는 봉사활동거리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이다.
청소년 봉사활동은 노동력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과 같은 어른들의 봉사활동과 달리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사회를 배운다는 「봉사학습」이란 측면이 강하다.
따라서 자원봉사센터는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조사하고 개발한 후 청소년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의안내와 봉사활동을 가르치는 교육과 훈련이 가장 절실하다.특히 학교교사.청소년지도자.사회복지사등 청소년을 교육 하고 지도하는전문가들에 대한 자원봉사 조정자 교육이 필수적이다.
봉사활동이 매우 활성화된 외국에선 이미 이같은 센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州의 「학생봉사연맹」과 「전국청소년 리더십협의회」등은 학년별.발달단계별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일본은 77년부터 「자원봉사협력학교」제도를 만들어 현재는縣마다 8백여교를 지정하고 지역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내년부터 「청소년 자원봉사센터」를 설치 운영할 예정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센터가 청소년과 학교의 봉사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시대에맞게 중앙봉사센터는 협의조정기능만 맡고,시.도 센터와 생활권 단위의 지역센터가 중심이 돼 지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조정하는 정보센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또 봉사센터는 또하나의 관료기관이 돼서는 안된다.지역사회 공동체를 재구성하는 기관으로 태어나야 한다.
끝으로 정부는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배치와 예산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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