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박관용 의장에 훈수했나… (?)

중앙일보

입력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박관용 국회의장에게 "와 고민하노, 단호하게 처리하라"고 조언했다고 문화일보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탄핵안 통과 이틀전인 지난 10일 박의장은 YS를 만나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굉장히 고민된다"고 토로하자 YS는 "와 고민하노. 단호하게 처리해 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문화일보는 YS를 만났던 한 인사가 "YS로부터 직접 그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박의장은 이에 대해 "10일 오후 5시 직전에 신라호텔에서 목욕을 하고 나오다 복도에서 YS를 만나 문안인사를 하고 헤어졌을 뿐 탄핵에 관련된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도동측도 "YS가 머리를 깎고 나오다 호텔 로비에서 잠시 스쳐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박의장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지만 국회법에 따른 정당한 처리절차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런 사안을 누구의 훈수를 받고 말고 할 게 뭐 있느냐"고 말했다. 박의장은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는 탄핵안을 40 ̄50명이 반대한다고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국회의장으로서 직무유기"라며 "누구에게도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질서유지권(경호권) 발동은 국민이 뽑은 국회의 다수는 국민여론의 다수라고 보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적 해석이라고 보는 상황에서 부득이한 조치였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YS는 12일 국회의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측근인 박종웅 의원으로부터 보고를 받은뒤 "처음 노 대통령을 정계에 입문시킨만큼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잘 되기를 바랐으며, 그동안 여러차례 충고도 했다"며 "그럼에도 노 대통령이 이를 소홀히 한 채 일방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서 이런 결과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디지털 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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