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興信업계人材모으기 총력-캐나다 시그램社 브론프먼會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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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 마쓰시타(松下)社로부터 세계적인 흥행회사인 MCA를 전격 매수해 할리우드를 떠들썩하게한 캐나다 시그램社의 에드거 브론프먼회장이 이번에는 흥행업계의 최고 실력자들을 차례로 영입,또 한차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브론프먼회장이 영입한 첫번째 실력자는 美음반업계의 거물 더그모리스.美뉴욕타임스紙에 따르면 MCA는 10일 모리스와 50%씩의 지분으로 새로운 음반회사를 설립키로 했다.이 회사의 자본금은 5천만~1억달러로 자금조달은 MCA가 맡기 로 했다.
흥미로운 것은 더그 모리스가 불과 한달전까지만 하더라도 음반업계의 선두이자 MCA뮤직의 경쟁사이기도 한 워너뮤직의 계열사사장이었다는 점이다.
모리스는 90년 워너뮤직계열의 애틀랜틱레코드社를 맡은뒤 단번에 이 회사를 업계 수위에 올려놓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러나 모리스는 최근 새로 취임한 워너뮤직의 마이클 퍼치 회장과 경영상의 이유로 잦은 불화를 일으켰고 지난달 하순 끝내 워너뮤직과 인연을 끊어 버렸다.워너뮤직과 모리스의 결별 소식이전해지자 브론프먼회장은 기다렸다는듯 모리스에게 손길을 뻗쳤다.
브론프먼회장이 모리스를 필요로 했던 것은 무엇보다 업계 5위로 처진 MCA뮤직의 재기를 위해서였다.MCA가 드림워크스의 데이비드 게펜과 손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그러나 브론프먼이모리스의 영입에 그처럼 열의를 보인 것은 워너뮤 직의 모회사인타임워너社에 대한 감정의 표현이라는 해석도 있다.
브론프먼의 시그램은 타임워너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지난해 시그램의 대표를 타임워너의 이사회에 참석시키려 했다.
그러나 타임워너의 제럴드 레빈회장은 시그램의 이같은 시도를 보기좋게 퇴짜놓았고 이 일을 계기로 브론프먼과 타임워너의 경영진 사이에는 깊은 감정의 골이 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MCA와 음반 배급계약을 체결한 크라스노 엔터테인먼트社의 로버트 크라스노가 워너뮤직 출신이란 사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워너브라더스레코드社 사장이자 모리스의 절친한친구인 대니 골드버그 역시 워너를 떠나 모리스 쪽에 합류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다.
브론프먼이 영입한 또 한사람의 거물은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社의 걸출한 영화인 론 메이어.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은 메이어를 『배우.작가.감독의 물색은 물론 자금조달과 제작에서도 특출한 재능을 지닌 영화인』이라고 극찬한다. 메이어는 8월부터 MCA의 최장수 사장이었던 시드니 샤인버그를 대신해 MCA산하 유니버설영화사는 물론 이 회사의 TV 및 음반사업과 테마파크의 운영 전반을 지휘하게 된다.
브론프먼은 당초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의 사장인 마이클 오비츠를 끌어오려 했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자 오비츠의 오른팔이었던 그를 영입해왔다.
모리스와 메이어의 합류 소식이 전해진 뒤에도 MCA의 주가는아직 큰 변동이 없다.그러나 흥행업계는 실력파 오너에 최고의 실력자들이 합세한 MCA가 앞으로 어떤 돌풍을 일으킬지에 온통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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