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압력속 고심하는 KT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요즘 민주당 이기택(李基澤)총재의 얼굴이 까칠하다.동교동계가추진중인 신당 창당의 여파때문이다.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은 당 개혁을 신당 창당의 명분으로 내세우며 밖에서 흔들어대고있다.반면 중도파 의원들은 신당창당에는 반대하 면서도 당 내부개혁을 위해 李총재의 사퇴와 백의종군을 요구하고 있다.
12일 하루만도 개혁모임의원,노무현(盧武鉉)부총재등 36명의원외지구당위원장,김정길(金正吉)前최고위원등이 잇따라 李총재의 결단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당 안팎에서 갈수록 李총재의 입장은궁색해지고 있다.
그때문인지 李총재는 이날 예정됐던 자파소속 지구당위원장들의 신당반대 결의대회도 연기시켰다.
한 측근은『신당창당이 공식화되지 않은만큼 공식선언때까지 기다릴 방침』이라고 연기 이유를 밝혔다.
李총재 진영 일부에선 국면 돌파를 위해 차라리 金이사장의 창당선언에 앞서 총재직을 사퇴하자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동교동의 창당 명분에 생채기를 내고 잔류의원들도 다독거릴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李총재측은 장단기적으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명분없는 창당을 공격하며 동교동측을 상처내고 여론의 동정지지를 확산시키는 쪽이다.金이사장의 창당 선언에 즈음해 기자회견을 가진뒤 대대적인 정치공세를 펼친다는 복안이다.특히 신당 창당을『金이사장 개인의 정계복귀를 위한 명분없는 행위』로 몰아붙일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생존전략을 통한 15대총선에서의 신당 상처내기다. 잔류파 의원들을 최대한 끌어모아 15대총선을 자력으로 치르는 대책이다.이장희(李章凞)의원은『위장잔류파와 순수잔류파를 합해 남게 될 의원이 30명 정도가 돼 원내교섭단체는 유지할 수있다』고 장담했다.동교동측이 빠져나간 공백을 외부 인사들로 채우는 안도 검토되고 있다.주로 非호남권인사 영입이다.
李총재가 직접 전직관료.교수등을 접촉하는 한편 강창성(姜昌成)의원등이 군출신 인사들을 만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李총재의 장래가 보장된다는 전제속에서 가능한 얘기다.때문에 점점 거세지는 당 안팎의 사퇴 요구가큰 부담이다.
〈朴承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