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만의 생환 20세 崔明錫군-삼풍붕괴 慘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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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삼풍백화점 붕괴현장,무너져 내린 수천t의 콘크리트 더미속에서매몰 만9일 20여시간(2백30시간)만인 9일 오전 최명석(崔明錫.20.수원전문대 2년 휴학중)군이 구조되는 「기적의 생환」이 이뤄졌다.구조대책본부는 물론 가족들조차 생존 가능성을 거의 포기한 상태에서 이뤄진 일요일 아침의 극적 생환장면에 온 국민이 환호했다.
崔군은 구조된 직후 『말할 사람이 없는게 가장 고통스러웠다』고 어려웠던 상황을 설명한 뒤 부모의 안부부터 물었다.
콘크리트파편.철근더미 속에서 생존확인 2시간여만에 끄집어 올려진 崔군 모습에서 국민들은 「생명의 존엄성」과 「인간의 끈질긴 생명력」에 탄성을 질렀다.
◇생존확인=9일 오전6시10분쯤 삼풍백화점 A관 북쪽에서 17m,동쪽에서 25m지점 매몰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살려달라』는 누군가의 희미한 외침을 들었다.현장수색 20여분만인 오전6시30분쯤 굴착기가 걷어낸 상판사이에서 작은 구 멍이 발견됐고 그안에 생존자가 있음이 확인됐다.구조대원 50여명이 증파돼 목소리가 들린 구멍을 파들어갔고 오전7시5분쯤 매몰자 신원을 확인했다.
◇구조=합동구조반은 콘크리트더미를 손으로 걷어내고 용접기로 철근을 잘라 매몰지점으로 통하는 1m가량의 구멍을 뚫었고 생존확인 2시간10분만인 오전8시20분쯤 崔군을 구조했다.
崔군은 온몸이 물에 흠뻑 젖은 채 구두를 신고 청바지를 입고있었으나 윗도리는 벗은 상태였다.
崔군은 실명을 막기 위해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구조대에 의해 들것에 실려가면서 『나는 괜찮다』고 말할 정도로 의식이 또렷했다.崔군은 『지하1층 수입코너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던 중 건물이 무너지고 에스컬레이터가 내려앉아 갇히게 됐다』며 『콘크리트 더미에서 흘러나온 빗물을 마셨고 종이사과박스를 씹어먹으며 견뎠다』고 말했다.
최군 주변에 함께 매몰돼 있던 백화점 여직원 이승연(23)양과 50대 여자는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건강상태=崔군은 인근 강남성모병원으로 후송돼 혈압.맥박 체크와 엑스레이 촬영등 기본검사를 했으나 기적적으로 거의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이 병원 김민철 원장은 『팔꿈치와 머리에 찰과상이 약간 곪아있고 탈수증세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건강이 양호하며 1주일쯤뒤 퇴원 가능하다』고 말했다.
〈洪炳基.表載容.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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