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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쉽게쓴 대중과학서 눈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자연과학이 예술.인문과학에 이어 「제3의 문화」로까지 불리면서 급속도로 독자들의 관심권으로 파고들고 있다.이런 가운데 세계 과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유명 과학자들이 과학대중화 노력의 하나로 기획한 「사이언스 마스터즈 시리즈」 1차분 이 최근 동아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됐다.총 22권으로 예정된 이 시리즈에는인류학자 리처드 리키,폴 데이비스 호주 아들레이드대학 교수,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수,존 배로 영국 서섹스대학교수,마빈 민스키 미국 MIT교수등 현재 자연과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되는 시리즈 1차분은 세권으로,존 배로의 『우주의기원』,폴 데이비스의 『마지막 3분』,리처드 도킨스의 『에덴밖의 강』등이다.천문학.환경학.인류학.인공지능등 자연과학 분야를두루 섭렵할 이 시리즈는 97년 완간 예정.
이 책들의 특징은 내용면에서는 이미 발표된 과학서와 다를게 없으나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아주 쉽게 쓰여졌다는 점이다.옮긴이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1차분 세권의 주제는 우주는 어떻게해서 생겨났나,그리고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게 마련이라는데 과연 인류의 보금자리인 지구도 종말을 맞게될 것인가,만약에 종말이 닥친다면 어떤 형태일까,생물학의 요체인 진화론은 과연 어떤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먼저 존 배로의 『우주의 기원』을 보면 현대 우주론의 주요 학설로 통하는 시간의 본질.우주팽창.블랙홀.우주진(宇宙塵)등을 흥미롭게 소개,독자들을 지적(知的) 즐거움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배로는 그러나 현재의 물리학 이론중 상당수가 수학적으로 명쾌하게 뒷받침되지 않아 독자들을 혼란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스티븐 호킹이 『시간의 역사』에서 펴보인 「시간은 공간의 또다른 차원이다」라는 주장을 예로 들 경우 독자들은 이 주장의 단어 하나 하나의 뜻은 쉽게 이해하지만 문장 전체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폴 데이비스의 『마지막 3분』에서는 우주팽창 이론이 맞다면 우주는 열역학 제2 법칙에 의해 언젠가 파국을 맞겠지만 그 시기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먼 훗날일 것이라고 설명되고 있다.그러나 이 우주 공간에는 정상적인 궤도운행을 하 지 않는 물체가 많아 언제든지 충돌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지난 93년 지구를 살짝 비켜갔던 스위프트 터틀 혜성이 다시 지구에 가까워질 2126년 지구와 충돌한다는 가정아래의 시나리오가 끔찍하게 그려지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의 『에덴밖의 강』은 최근들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다윈의 진화론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진화의 메커니즘을 풀어내고 있다.그는 생명의 본질,즉 DNA에 수록된 유전자 정보가 아날로그가 아니고 디지털이어서 유전이 쉽게 이뤄진다는 주장을 펼친다.
예를 들어 아날로그 방식인 자기테이프에 담긴 정보는 복제를 거듭하다보면 잡음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에는 사라지고 만다.그 반면 디지털 레코드방식을 취하면 정보 손상없이 무한대로 복사를거듭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덴밖의 강』에서는 또 모계를 통해서만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바탕으로 인류의 기원을 밝혀내려는 학설도 소개되고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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