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한국인이 풀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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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사태에 대해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조심스럽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자칫하면 내정간섭의 오해를 살 수 있고, 그럴 경우 반미 감정에 불을 지르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탄핵정국에 대해 논평을 요구받고 "정치적 사안에 대한 논평은 하지 않겠다"면서 "이는 한국 정부와 국민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아침 반기문(潘基文)외교통상부 장관과 전화 접촉을 하고 한.미 협력과 공조 및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고 바우처 대변인은 전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한.미 동맹관계는 여전히 강력하고 안정적이며 긴요하다"면서 "한.미 양국은 북핵 6자회담을 비롯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등 공동 관심사에 관해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탄핵사태가 향후 6자회담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추측은 하지 않겠다"며 한.미 양국은 지금까지 긴밀한 공조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 같은 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다만 한국 정부가 긴밀한 한.미 관계 속에서 구체적인 외교정책이나 대외 기조에 있어 어떠한 입장을 취할 것인가는 한국 정부에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이번 탄핵정국이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한국의 정치상황이 근본적인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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