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黨추진싸고 손익계산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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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이 신당을 결심하고 있는 가운데 동교동측과 이기택(李基澤)총재측은 분주한 손익계산을 하고 있다. DJ쪽에서는 당사 등 재산상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더 큰 꿈을 위해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고 李총재는 끝까지 붙든뒤 떠난다해도 손해가 없다는 반응이다.
동교동계는 신당창당으로 대권의 새길을 닦는다는 것을 최대의 득으로 계산하고 있다.
임채정(林采正.서울노원을)의원은『여당이 워낙 인심을 많이 잃어 지휘체계만 확실하면 제1당을 구축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경기도지사 후보 선정때 같은 내분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남궁진(南宮鎭.전국구)의원은『중간보스들의 공천 기득권이 사라지면서 참신한 외부 인사 영입이 대거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金이사장의 정치적 영향력과 실제 정치적 위상을 일치시킴으로써 차기 대권가도도 더 확실히 닦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亞太평화재단을 포함해 金이사장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광범한 정치예비군이 소화되는 것도 부수효과로 꼽힌다.
동교동계는 반면『또 창당이냐』는 비판적 여론을 가장 크게 걱정한다. 현실적 문제로 시가 50억원으로 추산되는 당사 소유권을 포기해야 한다.
민주당 당사는 여의도백화점 3개층(30억원)과 마포의 5층 당사(20억원)로 구성돼 있는데 모두 金이사장이 黨총재시절 구입한 것이다.
그러나 소유권 등기가 당 소유로 돼 있어 잔류파 소유가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지방의회까지 연쇄탈당을 시도할 경우 비례대표로 광역의회에 진출한 의원들의 의원직 상실이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 소속 비례의원은 총 38명으로 이중 30명정도가 동교동계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과 서울은 탈당후 의석을 잃더라도 다수당으로서의 위상에 변화가 없어 변수가 되지 못하나 인천시.
경기도의회는 제1당 위치를 내놓아야 할 형편이다.
李총재측은 DJ가 신당을 차린다면 민주당이 제1야당의 법통을계승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그렇게 될지는 두고볼일이다.
李총재측은 현재 98명의 의원중 자파 지역구 의원 7~8명과중립 성향의 전국구 의원 6~7명등 도합 13~15명 정도가 당에 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숫자는 동교동계가 예측하는 6~7명보다 현저히 많은 것이다. DJ의 재등장을 비판했던 이부영(李富榮).노무현(盧武鉉)부총재등과 자연스럽게 한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李총재의 한 측근은『DJ에게 당하는 만큼 상당한 동정이 있을것』으로 바라봤다.
국고보조금 수입도 짭짤하다.
민주당은 자민련 출범이후 분기당 19억원의 국고보조금을 타고있는데 잔류파가 10명정도면 대략 8억원을 탈 수 있다.
숫자는 적더라도 법통을 갖고 있어 14대 총선 당시의 득표율을 인정받기 때문이다.
李총재측은 이처럼 득을 계산은 하나 표정이 밝지 않다.
군소정당으로의 몰락과 정치권의 중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치권 타 정파와의 연대를 활발하게 모색할 전망이다.
〈金鉉宗.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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