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비상 탁아소 美기업서 유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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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종업원들의 가정내 문제를 덜어 주기 위해 경영자들이 내놓는 프로그램들이 직원들을 회사에 더 잡아 두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새삼 놀랄 일이 못된다.
평상시 아이들을 맡아 주는 일반탁아시설에 문제가 생긴 경우 아이들을 돌봐주는 직장내 「비상탁아소」가 맨해튼이나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에서 속속 생겨나고 있다.
미국 동부지역에서는 이런 탁아소가 이미 약 20곳이나 문을 열었다.관계자들은 시카고.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에서도 이같은 탁아소 건설계획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 수년내 비상탁아소는 수백개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다.
경영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 비상탁아소는 특히 금전적으로 대단히 만족스러운 것으로 평가된다.이 탁아소는 부모들이 아이들 문제로 1년에 평균 8일 결근하던 일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한 경영자는 지난해 뉴욕에 근무하는 자기회사 직원들을 위해 41만9천달러를 들여 30개소의 비상탁아소를 만들었다.이런 투자를 함으로써 그는 직원들의 결근으로 발생되는 비용 45만9천2백달러를 줄일 수 있었다.경영자로서 그는 4만2 백달러의 이익을 본 것이다.
비상탁아소는 동시에 종업원들에게 복지수단이기도 하다.경영자들은 1년에 1개의 비상탁아소에 1만4천~2만4천달러를 투입하는데 이것은 종업원들에게 시설사용료로 하루에 10~25달러를 지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같은 탁아소는 또 직장을 지켜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이런 탁아소가 생기기 전 나는 보모가 나의 아이를 엉터리로 돌봐주는 것을 발견하고는 직장을 그만두었다.
비상탁아소는 특히 가장 이상적인 탁아소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보스턴의 한 탁아소는 안전한 경비와 대학출신의 경험 많은 보모를 통해 깨끗한 환경 속에서 양질의 교재로 아이들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일반탁아소의 서비스는 별로 큰 문제가 안될지도 모른다.그러나 대부분 일반탁아소들의 서비스는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
회사내 비상탁아소가 일반탁아소에 비해 월등한 것을 두고 고물자가용차를 고치기 위해 초호화 견인차를 동원하는 것과 같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수 셸런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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