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약 타고 대한해협 건넌다-對馬島서 부산까지 13시간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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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30대 전문직종의 여성이 노를 저어 대한해협을 건넌다.
가구 디자이너 이립분(李立粉.37.목림인터내셔널 설계실장)씨는 7일 일본 대마도에서 부산까지(뱃길로 80여㎞) 카야킹 항해에 나선다.
일본의 바다 카야킹 동호회 국제해협구락부가 한.일간 카야킹 동호인들의 친선을 도모하기 위해 대한해협 횡단을 계획하고 국내동호인들을 초청한 것.
일본측에서는 40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李씨와 청파카약클럽 김명석(金明錫.32)씨등 2명이 나섰다.
카야킹으로 대한해협을 건넌 것은 지난 89년 송강카누학교와 일본의 국제해협구락부 회원 11명이 거제도를 출발해 14시간 항해끝에 일본 규슈 남단에 도착한 것이 처음이며 이번이 두번째시도다. 여성으로서는 李씨가 처음.
그녀가 카야킹을 접한 것은 지난 91년.사진 동호회 활동을 하다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카야킹을 촬영하기위해 한두번 따라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노를 저어 물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편안하게 자연에 파묻히는 기분이에요.』 물길의 낭만에 흠뻑 빠진 그녀는 매주 일요일 어김없이 한탄강이나 북한강 지류에서 배를 띄우곤 했다.
송강 카누클럽에 가입,한탄강 급류돌파를 비롯해 폭포타기.오지탐험등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달빛에 의지해 나아가는 야간 항해는 카야킹의 또 다른 묘미를준다.노를 젓는 자신과 동료들에게만 몰두할 수 있다는 것.
민물에서 기량을 닦은 李씨는『바다와 섬을 피부 가까이 느끼기위해』 파도타기에 도전했다.
바다는 예측할 수 없는 기상변화와 해류등으로 기술과 체력뿐만아니라 폭넓은 해양지식을 요구한다.
강줄기를 따라 나서는 카야킹은 위험에 직면했을 때 강변으로 피신이 가능하다.그러나 바다 카야킹은 생리적 현상뿐 아니라 부상자가 생겨도 처리가 쉽지않다.
오로지 자신의 힘과 판단만으로 노를 저어 나아갈 수밖에 없다. 지난 89년 대한해협 횡단시 일부 대원들이 겨드랑이 살갗이짓무르는 상처를 입고도 강행군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쪽에서 출발하는 이번 항해도 2시간 노를 젓고 5분간 휴식하며 13시간정도 걸릴 예정이다.매일 수영으로 체력관리를 하고 일요일이면 충남대천 앞바다 등지에서 격랑을 헤치며 훈련을 해온 李씨는 두려움보다 대양을 누빌 설렘이 앞선다 고 말한다.
『바다는 겸손함을 일깨우고 다시금 일에 몰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일과 놀이에 있어 최상을 추구하는 李씨는 대한해협 횡단에 이어 오는 8월13일부터 1주일간 송강카누클럽 회원들과 함께 해안선을 따라 도는 제주도 일주를 계획하고 있다.
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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