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三豊 발굴작업 굴삭기 기사 金元榮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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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생존자는 물론 시신의 팔하나라도 다치지 않으려고 굴삭기 삽끝만 노려보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5일 오후 삼풍백화점 붕괴 현장에서 12시간동안 상판 제거작업을 마치고 다음 팀과 교대를 한 굴삭기 기사 김원영(金元榮.31.인천시서구가정동)씨는『유족들의 애타는 심정을 생각할 때마다 작업이 더욱 조심스러워진다』고 말했다.
金씨는 그러나 지하에서 계속 피어오르는 연기와 먼지,시체의 부패때문인듯한 악취,찌는듯한 더위에다 붕괴된 북관(A동)양옆의엘리베이터 타워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콘크리트잔해 제거작업이 순조롭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 다.
붕괴된 팔당대교의 보수공사와 서울시내 아파트철거 등에도 여러번 참여했다는 金씨는『모든 공사장마다 다 위험이 상존하고 있지만 이번 사고의 경우 간신히 서있는 북관벽과 남관건물이 다시 무너질 경우 또다른 대형참사가 우려돼 발굴과 붕괴 방지 작업을동시에 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씨는『유가족들은 왜 빨리 발굴작업을 하지 않느냐고 초조해 하지만 현장의 애로사항도 적지않다는 사실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며『현재 붕괴현장의 중앙에서만 굴삭기로 콘크리트 잔해를 제거하고 있는 것은 북관과 남관의 추가붕괴를 막고 남 관 지하의 구조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가붕괴위험 때문에 작업을 중단할 때가 가장 마음이 아팠다며『유족들을 바라볼 때마다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깨닫게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한다』며 연신 흐르는 땀방울을 손등으로 닦았다.
〈 郭輔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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