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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포로 끝날 미국의 이란제재-禁輸조치 위반 美기업이 앞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미국의 對이란 금수(禁輸)조치가 실패로 끝날 조짐이다.
미국은 미국기업들에 대해 올해 들어서만도 두차례(2월과 5월)對이란 미국상품 교역금지령을 내리는 한편 다른 나라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막후외교를 활발히 펼쳐왔으나 정작 미국기업들이 먼저 이를 어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미국의 對이란 직거래무역은 지난해 모두 3억2천8백만달러였으나 이같은 제3국을 통한 교역은 7~8배가 넘는 21억~2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지어 미국의 한 에너지회사는 이란으로부터 35억달러어치의 원유를 직수입하고 그 대가로 석유시추장비나 기술을 이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걸프灣의 아랍에미리트연방 수도 두바이는 미국상품의 對이란 비공식 중개무역이나 밀수본거지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회사들은 두바이무역업자들에게 미국상품의 對이란 재수출을 억제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나 이같은 재수출이나 밀수는 소규모 중개상들이 맡고 있어 추적은 물론 억제할 길이 없는 상태다.
두바이港의 對이란 미국상품재수출은 매년 2억~3억달러에 달하고 있다.이는 두바이港 총 대외무역의 30%에 달한다.두바이 외에도 싱가포르나 유럽을 경유한 제3국무역으로 미국상품이 상당수 이란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나 미국정부는 이를 막지 못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이란정부를 국제테러지원국으로 분류,對이란 금수를 실시하면서 외국정부의 동조를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외국정부들은 미국이 미국회사의 對이란무역을 사실상 방치하면서 다른 나라들에 대해선 이란과 무역을 하지 않도록 종용,미국회사들의 이익만 보호하고 있다고 불만의 목소리를높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정부는 對이란 금수조치후 인공위성등으로 이란과의 무역을 감시,사례가 적발되면 해당국가에 외교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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