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joins.com] “줄서기 선거판에 실망” 네티즌 줄긋기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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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27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면서 18대 총선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습니다. 통합민주당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공천실험으로 ‘개혁’이 이슈가 되는 선거판이 되나보다 했지만 그다지 큰 반향은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한나라당의 내분으로 ‘개혁’ 대신 ‘줄서기’가 이슈로 떠오르는 선거판이 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줄서기’를 하며 퇴행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안 네티즌들은 ‘줄긋기’를 하며 앞서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조인스닷컴은 24일 개설한 총선 특집 사이트에서 성숙한 네티즌들의 요구에 부응할 새로운 서비스를 몇 가지 도입했습니다. 하나는 형광펜 서비스, 또 하나는 사이버 선거 벽보입니다. 둘 다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서비스입니다.

그중 형광펜 서비스는 참 재미있으면서도 유용한 서비스입니다. 뉴스를 읽다가 사이버 형광펜으로 정치인들의 말이나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기사에 밑줄을 그으면 여러 네티즌들이 주목할 수 있게 형광색으로 나타내줍니다. 메모도 하고 스크랩해 저장도 할 수 있고 그 자리에서 다른 네티즌들이 참여하는 댓글 토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선거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예전부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대표적인 기능으로 자리 잡아온 기사 댓글 ‘나도 한마디’서비스보다 형광펜으로 밑줄 치는 메모장 서비스가 더 인기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친이명박 계열과 친박근혜 계열의 갈등 속에서 또다시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이재오 의원의 힘겨루기를 지켜보는 네티즌 유권자들은 실망이 겹칩니다.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 3명 중 1명은 한나라당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설문조사 결과까지 나온 터입니다.

네티즌 커피한잔님은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지지층 일부의 지지 철회는 대부분 견제 심리와 실망감 때문으로 나타났다’는 기사에 형광펜으로 줄을 긋고 메모를 적으며 “후보들은 잘 봐둬라. 유권자는 움직이는 거다”라고 일갈하고 있습니다. 언급된 정치인 당사자의 댓글을 볼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성숙한 네티즌들은 더 이상 정치인들의 말을 흘려 보내지 않습니다. 정치인들의 말을 두고두고 기억합니다. 예 그렇습니다. 기억해서 이야기하고 비판하고 칭찬합니다. 네티즌 유권자들의 의식이 성장하는 만큼 그에 부응해 인터넷 기술도 같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도 네티즌 유권자와 인터넷 기술에 보조를 맞추는 때가 빨리 와야겠습니다.

조인스닷컴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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