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PO 13일 개막…기선잡기 '올인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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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첫판을 잡아라'.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지금까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100%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확률이 그대로 들어맞는다면 첫판 결과만 보면 어느 팀이 4강에 오를지 단박에 알 수 있다. 결국 첫 경기에서의 기세 싸움이 승부의 관건. 그래서 13일 벌어지는 전자랜드(정규리그 4위)-삼성(5위)의 부천 경기와 14일 벌어지는 오리온스(3위)-LG(6위)의 대구 경기가 주목된다.

◇전자랜드-삼성

전자랜드에는 '트리플 더블의 사나이' 앨버트 화이트(1m96㎝)와 '3점슛 도사' 문경은이 버티고 있다.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득점 5위에 오른 '국보급 센터' 서장훈(2m7㎝)과 리바운드 3위 안드레 페리(1m96㎝)가 포진했다. 일단 골밑 싸움에서는 삼성이, 외곽에선 전자랜드가 유리해 보인다.

삼성은 주희정.강혁 등 뛰어난 가드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두 선수 모두 현재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주희정은 최근 목 수술로 출장이 불투명한 상태고 강혁 역시 손목 인대가 성하지 않다. 이들을 뒷받침할 식스맨 박성배마저 훈련 때 허리를 다쳤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하니발과 강혁을 더블가드로 기용해 전자랜드의 외곽슛을 막겠다는 계획이지만 쉬워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3승3패. 하지만 양팀 모두 홈에서만 승리를 거둔 점을 고려할 때 부천에서 열리는 첫 경기는 삼성에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전자랜드 유재학 감독은 "우리팀이 외곽에서 유리한 만큼 주희정이 출전하지 않을 경우 3점포를 이용해 외곽에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스-LG

골밑 싸움보다는 양팀 가드의 힘 겨루기가 한판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스의 김승현(26)과 LG의 강동희(38)가 맞상대다. 김승현은 명문 송도고의 띠동갑 선배 강동희가 심리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는 있으나 체력과 스피드.외곽슛 능력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김승현은 올 시즌 LG를 상대로 12득점 9.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반면 강동희는 오리온스를 상대로 게임당 고작 3분여를 뛰며 0.4득점, 0.8어시스트에 그쳤다. 하지만 LG 김태환 감독은 "그동안 강동희가 출전시간이 적었던 것은 포스트 시즌에 대비한 것이었다. 김승현을 잡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상대 전적을 보면 오리온스가 유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정규리그에서 오리온스는 LG에 2승4패로 열세. 그러나 1차전을 홈구장인 대구에서 갖는 점이 고무적이다. 오리온스는 대구에서 LG를 상대로 2승1패를 기록, 홈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동안 포스트시즌에 네차례 진출해 모두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자신감도 유리한 점이라는 것이 김진 감독의 주장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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