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지방선거이후 3黨-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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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이사장은 개표일인 27일 저녁 8시쯤 동교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겠다고 했다.이 전갈은 그뒤 28일 아침8시,낮12시로 두차례 연기되면서 없던 일이 돼버렸다.
아직까지 그는 침묵하고 있다.자신의 지원유세가 정계복귀라는 민자당의 원색적 비난공세에도 선거전면에 나서 승리를 따냈으면 할 말이 많을 법한데도 그렇다.
金이사장의 이런 모습은 당분간 계속될 것같다.동교동 측근의원들은 『앞으로도 당내 문제에는 별 말이 없을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공개발언이 자제될 뿐 영향력 행사조차 줄어들 것이라고믿는 민주당 의원은 거의 없다.민주당 의원들은 오히려 DJ가 지자체 선거에서 보여준 득표력과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둘 때 당내 영향력이 과거 黨총재시절만큼이나 높아졌다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왜소해진게 이기택(李基澤)총재와 여타 부총재급 중진들이다.李총재는 경기도 선거에서의 패배가 결정적이고,대부분의부총재급 인사들도 자신의 지역구에서 기초단체장 하나 당선시키는데에도 허덕이는 모습을 보였다.이런 상황속에 金 이사장의 민주당 경영방식은 무엇일까.겉으로의 조심스러운 자세에도 불구하고 친정체제의 강화를 점치는 시각이 유력하다.이미 지방선거 과정에서 중진의원은 물론 평의원들과의 접촉이 빈번했다.
역시 관심은 金이사장이 8월 전당대회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쏠린다.金이사장이 정계복귀 선언과 함께 당총재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대신 金이사장의 최측근이나 믿을 수있는 대리인을 지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 다.
이 점에서 이기택총재는 논외(論外)다.李총재와는 세차례 내분끝에 이미 신뢰관계가 무너졌다.차기 당권주자는 정대철(鄭大哲)고문.권노갑(權魯甲)부총재.이종찬(李鍾贊)고문등이 떠오르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상당수 동교동 의원들이 사석에서 공동대표제.집단지도체제로의 개편을 꺼내고 있어 주목된다.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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