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회장 닮은꼴 화제-SBS"그대 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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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이런 멍청한 놈들.일을 맡겨놨더니 기껏 따왔다는게 진입로 포장공사야?나가,이놈들아!너희들이 가서 아스팔트 깔아.』 TV드라마에 실존하는 재벌그룹의 총수를 꼭 빼닮은 인물이 등장해 화제다. SBS-TV아침드라마 『그대 목소리』에서 건일그룹 주회장 역을 맡고있는 중견탤런트 장민호씨의 말투.행동거지가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과 아주 흡사한 것.
이북 사투리가 섞인 투박하고 어눌한 말투와 화가 나면 임원들에게 발길질을 해대는 돌발적 행동,뚝심있게 밀어붙이는 저돌성등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鄭명예회장의 이미지 그대로다.
특히 안경을 낀 장씨의 외모도 鄭명예회장과 엇비슷한데, 장씨가 鄭명예회장과 같은 이북 출신인데다 개인적인 친분도 있어 평소 鄭회장의 말씨와 행동을 잘 알고있는 것도 연기에 도움이 되고 있다.
날로 희미해져가는 인간성을 보듬고 가족 갈등을 담백하게 정리해나가는 정신적 지주인 극중 계동할머니(윤여정扮)와 대칭돼 물질적인 면을 추구하는 인물로 설정된 것이 주회장이다.
이런 인물을 그리는데 지성적이고 스마트한 재벌총수의 모습보다는 우직하고 저돌적인 鄭회장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이제작진의 계산이다.
작가 이유인(30)씨는 『鄭회장의 특징적인 캐릭터를 일부 차용하기는 했지만 鄭회장과 현대그룹의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위해 지나치게 희화화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
주회장이 찻집에 있는 쌀뒤주를 가리키며 『이것만 보면 옛날 쌀배달하던 때가 생각나』라고 말하는 장면도 이때문에 빼버렸다는후문이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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