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7대 총선 비례대표 중 ‘생존’한 여전사 누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8대 총선을 앞두고 제17대 비례대표 여성 의원들이 지역구 표밭을 누비고 있다. 2004년 처음 실시된 비례대표제에서 수혜를 입은 56명 중 여성 의원은 26명. 이중 75%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 남성 의원은 40%선. 이들은 현재 어느 지역에서 총선전(戰)을 펼치고 있을까.

◇女전사 출전=한나라당은 비례대표 출신의 여성 의원 7명이 총선 격전지에 출격했다. 17대 총선에서 11명의 여성의원을 배출한 한나라당은 불출마를 선언한 김애실ㆍ안명옥 의원과 공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송영선ㆍ김영숙 의원 등 4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을 지역구로 내보냈다. 대변인 출신 나경원(중구) 의원은 자유선진당 신은경 전 앵커과 맞붙어 지지율 우위를 점하고 있다.

‘BBK 방패막’ 였던 진수희 의원은 성동갑에, 최고위원까지 오른 전여옥 의원은 영등포갑에 각각 공천됐다. 박찬숙의원은 수원ㆍ영통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민주당 김진표 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고 고경화(서울 구로을)ㆍ이계경(서울 송파병)ㆍ박순자(안산 단원을)의원 등도 전략공천지에 배정돼 파이팅 중이다.

민주당은 총 12명의 여성 비례대표 의원 중 5명에게 공천을 내줬다. 국회 정무위 ‘통’으로 활약했던 김현미(고양일산서) 의원과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의 ‘입’으로 BBK 의혹을 지적했던 박영선(구로을) 의원 등이 지역 금배지 도전에 나섰다. 김민석 최고위원의 자리를 꿰찬 이경숙(영등포을)의원, 대한여약사회장 출신 장복심(송파을)의원, 김영주(영등포갑)ㆍ손봉숙(성북갑)의원 등이 불꽃 튀는 공천 경쟁에서 승리해 지역 표밭을 누비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이영순(울산 남갑)의원과 노동운동가 출신 최순영(부천 원미을) 의원, 현애자(서귀포시) 의원이, 진보신당에서는 당 대표 심상정(고양 덕양갑)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파이팅’ 격전지=여성 비례대표끼리의 접전 지역도 이번 총선에서 관심을 끄는 곳이다. 구로을은 민주당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낮은 곳 중 하나다. 정계에서는 강금실 최고위원이 이곳에 전략공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으나 결국 박영선 의원이 출마하게 됐다. 한나라당은 서울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한 고경화 의원을 구로을로 내보냈다. 두 의원의 신경전이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등포갑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번갈아 가며 의석을 배출한 곳이다. 이 지역구 현역인 고진화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은 전여옥 의원과 대표적인 노동운동가 김영주 의원의 격돌이 예상된다. 두 의원 모두 초선 의원이지만 활발한 의정활동을 보여줘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왜 女 〉男=26일 18대 총선 후보등록 마감 결과 전체 후보자 중 여성 후보는 11.8%(132명)였다. 10명 중 1명 꼴이지만 17대 총선에 비해선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중 여성 비례대표들의 비중은 더욱 크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학연ㆍ지연 등에서 남성 의원보다 자유롭고 이념 성향도 무난하기 때문에 당내 적(敵)이 적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에서는 여성 비례대표 의원이 뛰어나서라기보다는 박재완ㆍ이주호 의원 등 남성 의원들이 청와대행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정치컨설팅업체 정(正)의 이정민 대표는 “할당제로 뽑힌 여성 의원들은 신선함으로 유권자에 어필했고 그 동안의 의정활동 성적도 대체로 우수했다”며 “더 많은 여성 의원들이 나와 남성 의원들과 경쟁구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