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격전지] 김근태 측 “서민위해 필요한 인물” 신지호 측 “뉴타운 지정 받아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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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 김근태<左> 의원과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가 26일 서울 도봉갑 선거구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서울 도봉갑에선 이념 대결이 펼쳐진다.

4월 총선에서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김근태(통합민주당)의원과 ‘뉴라이트 운동의 선봉자’인 신지호(한나라당)자유주의연대 대표가 맞대결한다.

4선에 도전하는 김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신 후보를 약 10%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여전히 40~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변수다. 신 후보 측은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면 높은 당 지지율에 힘입어 3월 말께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 만난 지역 주민들 사이엔 “김 의원이 12년간 해놓은 게 뭐냐. 바꿀 때가 됐다”는 의견이 상당수였다. 쌍문동에서 과일을 파는 이현상(45)씨는 “원래 도봉갑 지역은 김 의원이 받아놓은 밥상처럼 쉽게 이기는 곳이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여당 대표까지 한 양반이 지역엔 소홀했다. 이번엔 대통령이 있는 한나라당을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신 후보 측은 “낙후된 도봉 지역에 낡은 진보 이념을 가진 김근태 후보로는 지역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도봉 선진화’를 기치로 ‘뉴타운’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지역에선 그의 뉴타운 공약이 화제였다. 부동산중개업소에서 만난 강희철(41)씨는 “인물이야 김근태가 훌륭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역 발전에 기여한 게 너무 없다는 불평이 많다”며 “신 후보의 뉴타운 공약에 관심을 보이는 주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신 후보가 제기하는 ‘이념 대결’엔 말려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인물론’을 집중 부각한다는 전략이다. 김 의원 측 기동민 보좌관은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총선에서 이념 대결을 들고 나오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김근태가 한국 정치와 서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란 점을 부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쌍문역과 창동시장 주변에서 만난 지역 주민들은 인물론의 위력을 말하는 사람이 적잖았다.

창동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유재선(53)씨는 “지역 대표를 뽑는 데 좌파 우파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민주당이 밉지 김근태는 아무 잘못 없지 않나. 이 지역 정서는 한나라당과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쌍문동에서 교통카드 충전소를 운영하는 박순애(70) 할머니도 “한나라당 후보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라”며 “당은 좀 마음에 안 들지만 우리 동네를 구석구석 알고 있는 김근태가 낫다”고 주장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이라 인지도에선 김 의원이 신 후보에 비해 훨씬 앞서 있었다. 이날 만난 주민들 가운데 “한나라당에서 누가 나왔느냐. 이름도 얼굴도 모르겠다”는 사람이 상당수였다. 수퍼를 운영하는 김재석(53)씨는 “오랫동안 해 먹은 사람 대신 젊은 사람이 한번 했으면 좋겠는데 김근태 말고는 누가 후보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 후보 측은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며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현재 35~40% 수준인 인지도를 7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글=정강현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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