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씨 "박의장 경호권 발동은 역사적 책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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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은 국회의 탄핵안 처리를 하루 앞두고 " 朴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아 열린우리당의 친위 쿠데타적인 폭력을 방치함으로써 정권의 민주적 교체를 막는 데 협조했다면 그는 역사에 남을 과오를 범하는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조 편집장은 11일 오후 8시 49분 인터넷 독립신문에 '박관용 의장의 역사적 책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이같이 말하고 " 장면, 윤보선, 최규하 세 사람은 무력을 동원한 군대와 맞서야 했지만 지금은 주먹밖에 없는 수십명의 열린당 의원만 제압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조갑제 편집장이 올린 글의 전문이다>

盧武鉉 대통령 국회 탄핵 정족수가 민주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결속에 의해 거의 채워졌다고 한다. 문제는 정상적인 투표가 이뤄질 것인가이다. 만약 열린당이 폭력으로 투표를 저지할 때는 야당 국회의원들이 먼저 그 폭력을 응징하여 민주주의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정당방위권을 행사하고나서 장내를 정리한 뒤 투표를 해야 할 것이다.

열린당의 폭력행사로 인해 정상적인 투표가 이뤄지지 않을 때는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여 국회경찰의 힘으로 의사진행 방해 의원들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만약 朴寬用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아 탄핵안이 표결되지 않으면 이는 여당이 폭력으로써 정권의 합헌적 교체를 막은 셈이 된다. 그렇게 해서 유지되는 정권은 친위 쿠데타로 집권한 정권과 마찬가지로 불법정권이 되고 그 정권에 저항하는 국민들의 행동은 합법화된다.

朴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하지 않아 열린당의 친위 쿠데타적인 폭력을 방치함으로써 정권의 민주적 교체를 막는 데 협조했다면 그는 역사에 남을 과오를 범하는 것이 된다. 5.16 쿠데타를 막을 수 있었던 장면 당시 총리와 윤보선 당시 대통령의 행동, 그리고 신군부의 집권을 저지할 수 있던 자리에 있었던 당시 최규하 대통령의 과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비난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장면, 윤보선, 최규하 세 사람은 무력을 동원한 군대와 맞서야 했지만 지금은 주먹밖에 없는 수십명의 열린당 의원만 제압하면 되는 것이다. 경호권을 동원하여 헌정절차를 수호하는 것은 잘한 일이고 경호권을 동원하지 않아 정권의 합헌적 교체를 결과적으로 방해한 행동은 친위 쿠데타에 동조한 공범이 된다.

朴寬用의장은 국회의 메카니즘을 가장 잘 아는 명석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역사의 운명이 자신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이런 짐은 보통 사람들이 원한다고 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의 정치생활이 바로 오늘과 내일 역사가 부과한 이 임무를 수행하라고 준비된 것인지 모른다. 그는 지금 역사와 국가의 운명을 잡고 있다. 상식적 판단과 용기 있는 결단을 기대한다.

열린당 의원들의 탄핵 폭력저지 행동은 헌정질서 파괴라는 범죄이다. 국회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언동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헌법이 규정한 절차를 방해함으로써 친북좌파정권이 유지되고 이 정권이 나라를 결딴내게 될 상황을 상정한다면 이들이 폭력으로써 헌법 절차를 방해하고 있는 행위는, 더구나 한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당이 그런 짓거리를 하고 있는 행위는, 반역적 폭력으로써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세상이 바뀌고 나서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게 될 때는 이미 늦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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