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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본제철의 반격…브라질에 제철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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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신일본제철이 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아르셀로 미탈의 공세에 대응해 브라질에 제철소를 세우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신일본제철은 태국 정부와도 제철소 건설을 교섭하는 등 미탈의 독주에 적극 제동을 걸고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신일본제철은 브라질의 대형 철강회사인 ‘우지미나스’와 합작해 브라질 중부 구바톤에 대형 고로 제철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고로는 철광석을 녹여 철강 제품의 원료가 되는 조강을 생산하는 용광로 시설.

투자금액은 총 5000억~6000억 엔(약 5조~6조원)으로 신일본제철은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투자해 경영권을 쥘 생각이다. 제철소는 연내 착공해 일단 연산 3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대형 고로 1기를 건설해 2011년 가동한다. 2010년 중반에 같은 규모의 1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고로 2기까지 완성되면 연간 600만t의 조강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일본 전체 조강 생산능력의 5%에 이른다. 신일본제철은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을 유럽과 미주에 직접 판매해 경영의 무대를 더욱 넓힌다는 포부다.

일본은 그동안 1억2100만t에 이르는 조강 능력이 국내 소비(7900만여t)를 웃돌아 생산능력을 줄이라는 세계철강협회의 권고를 받아왔다. 해외 제철소 건설 여력이 있는데도 그러지 못한 연유다. 기술 유출 및 투자 실패 리스크도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신일본제철이 일본 내 오이타(大分)제철소 이후 37년 만에 대형 제철소를, 그것도 해외에 고로를 건설하는 건 세계 철강시장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등 신흥 ‘브릭스’ 국가의 철강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탈이 지난해 아르셀로를 인수하면서 공격적인 해외 경영 전략으로 맞불을 놓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미 인도·베트남에 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인 포스코도 일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료를 싸게 구할 수 있는 곳이나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시장에 철강업체가 진출하는 것은 대세”라며 “우리도 계속 해외 생산 거점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강도 연내 브라질 세아라 주에 연산 300만t 규모의 고로 제철소 착공을 추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브라질은 세계에서 쇠를 가장 싸게 생산할 수 있는 곳이라 이미 한국을 비롯해 중국·독일 등지 업체의 각축장이 됐다”고 전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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