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계해야 할 막판3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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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선거분위기는 막판 3일이 가장 중요하다.바로 이 기간에 금품제공.흑색선전등이 가장 극성을 부리고,수단방법을 안가리는 온갖궤계(詭計)와 타락이 판을 칠 위험성이 크다.막판 3일의 지역감정 선동.불법.타락을 막아내고 현혹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두가지를 걱정한다.하나는 최근 각계의 원로.중진인사들이 뜻을 모아 표명한대로 지역감정을 심화(深化)시키는 정치지도층의 개탄할만한 선거운동 방식이다.특정지역을 특정인 또는특정정당의 세력기반화하자는 지역감정선동이 갈수록 심각 해지고 있다.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지역분할구도가 고착화될지 모른다는 각계인사들의 우려에 전적으로 동감이다.내고장 일꾼으로 적임자를뽑자는게 아니라 특정지역은 특정정당을 뽑으라고 선동하는 것이 정치지도자가 할 일이 아님이 분명한데도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결국 유권자들의 성숙된 각성으로 이런 저질의 당리.당략과 개인이기주의를 좌절시킬 수 밖에 없다.
정치지도층은 아마 이번 선거의 최대 오점(汚點)의 책임자로 지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지방자치의 정착이라는 지방선거의 본질과는 달리 선거판이 지역대결로 변질된 것이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문제점인데,그 책임이 누구에 게 있는가.
다음으로 걱정되는 것은 고질적 타락현상이 막판3일에 집중적으로 재연될 가능성이다.지금까지는 그래도 엄격한 단속과 높아진 유권자수준에 눌려 「돈선거」가 그리 심각했다고는 보지 않지만 막판 2,3일동안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벌써 일부지역에선 돈 대신 극장표.상품권.초대권을 돌리는 따위의 탈법이 자행된다고 들린다.이런 막판의 타락현상을 제대로 막느냐,못막느냐에 따라 6.27선거의 평가가 갈릴 것이다.당국은 당국대로 최대한 단속의 그물코를 죄어야 하며,유권자는 유권자대로 끝까지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이번 선거에서는 과거의 고질이었던 관권(官權)개입시비가 거의 사라진만큼 「돈선거」만 막으면 선거문화의 한단계 발전을 기록할 수 있다.
지역감정과 금품살포,이 두가지가 6.27선거의 가장 암적(癌的)인 요소다.막판 3일에 우리 모두 이 두가지 요소를 경계하고 극복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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