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夜學등불' 끝내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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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인생을 송두리째 불우청소년 교육에 바친 야학 '신일나눔학교'김창묵(53.사진)교장이 11일 오전 끝내 숨졌다.

金교장은 지난 2월초에 암이 재발, 한달이라는 시한부판정을 받고 영남대병원에 입원중이었다.

金교장의 투병소식이 본지보도를 통해 전해지자 전국에 흩어졌던 440여명의 졸업생들은 빠듯한 형편에도 조금씩 치료비를 모아 가족들에게 전달해 왔다. 또한 이들은 번갈아가며 병실을 찾아 옛 은사를 간호하고 위로하며 투병의지를 북돋워왔다.

야학과 관계가 없는 일반인들도 병원비를 보태며 金교장의 쾌유를 기원하는 등 '야학의 등불'을 위한 온정이 줄을 이었다.

한편 金교장은 영남대에 다니던 지난 72년 대구 동구 신암동에 '청년교실'이라는 야학을 차리고 교사생활을 시작한 뒤 32년간 사재를 털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중등과정 교과목을 가르쳐왔다.

金교장의 장례식은 오는 13일 수성성당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발인 오전 9시. (문의/안종수 011-9589-6516)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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