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암 혜란이를 돕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대구가톨릭대 학생과 교직원들이 골수암을 앓고 있는 재학생을 돕기 위한 수술비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수술비와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박혜란(22.사회복지학전공2)씨의 소식을 접하고 지난 9일부터 각 단과대학에 모금함을 설치했다.

또 박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적은 유인물을 배포하고 학교 게시판을 통해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총학생회장 정상훈(27.법학과4)씨는 "학우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모금운동을 전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직원들도 지난 9일 열린 교무위원회에서 3월 봉급의 1%를 성금으로 기탁키로 했으며, 박씨가 소속한 사회과학대학 교수들은 이와 별도로 모금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또 학교 측은 박씨가 수술받을 이 대학 부속병원과 병원비 감면 협의도 진행중이다.

박씨는 지난 1월 골수암 치료를 위해 휴학하고 대구가톨릭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5000만원 이상 소요되는 수술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 지난달 7일 퇴원한 뒤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박씨 가족은 청각장애인인 아버지(52)와 구멍가게를 꾸리는 어머니(46), 올해 대학에 들어간 남동생 등 모두 네 식구가 단칸방에 살고 있다. 박씨는 재학중 새벽 일찍 주유소에 나가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어야 했다.

박씨의 어머니 조상임씨는 "혜란이는 학비 벌이 때문에 몸을 혹사했다"며 "딸의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애 아버지도 혈압과 당뇨가 악화돼 입원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다행히 서울에서 2명이 골수 기증의사를 밝혀 와 병원비만 마련되면 곧바로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서 골수 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송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