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동서울미술관 100개의 자화상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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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화단을 이끌어왔던 화가들을 자화상(自畵像)을 통해 다시 만난다.
오는 24일부터 9월10일까지 서울 구기동 서울미술관((379)4117)에서 열리는 『한국,100개의 자화상,조선에서 현대까지』가 그 자리로 조선시대 강세황.김홍도.정선에서 시작해 20세기 초반 고희동.김관호를 거쳐 현대의 김환기 .장욱진.문신까지 우리 미술계를 대표했던 화가 70여명의 자화상과 자소상(自塑像) 1백점이 선보인다.
자화상은 풍경화.정물화와는 달리 작가의 고통스런 자기 성찰을직접적으로 드러내주는 장르.시대.양식.기법의 차이를 떠나 인간과 세계에 대한 작가들의 독특한 이해와 해석이 담겨있다.
특히 조선시대는 한국 미술사에 있어 자화상의 전성기였다.인문과 예술의 완전한 융합을 추구했던 문인화(文人畵)의 전통 아래서 작가들은 외모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인품.수양.학덕등 내면적인 정신세계를 고도의 묘사력을 통해 재현하면서 서 구의 초상화와는 또다른 세계를 펼쳐보였었다.
이러한 우리 고유의 전통은 고희동등 도쿄(東京)유학생들에게도일종의 필수조건으로 이어졌으며 해방 이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제의 문화교란 정책에 의해 초상화 전통은 크게 흔들렸고,특히 50년대 이후 서구이론이 밀물처럼 유입되면서 그 열기 또한 급속히 수그러들었다.이점에서 현대화가들의 자화상 작업은 끊어졌던 우리 미술사의 공백을 어느정도 메워주 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따라서 조선.근대.현대를 모두 아우르는 이번 자화상전은 20세기를 마감하는 현재의 시점으로 볼 때 「한국적 회화의 자기 얼굴 찾기」로 요약될 수 있다.
한편 이 전시는 9월18일부터 10월8일까지 청주 국립박물관에서도 계속된다.
〈朴正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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