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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 할인 카드에 돈 숨어 있다

중앙일보

입력

이코노미스트기름 값이 금값이다. 국제 유가는 ‘거침없는 하이킥’을 작렬하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까지 가파르게 올라 기름 값 상승에 불을 지르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로 진화에 나섰지만 정유사와 주유소들은 잇속 챙기기에 바빠 서민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살인유가 시대,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기름 값이 오르면 서민에게 가장 먼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뭘까. 아마도 주유비일 것이다. 특히 출퇴근 자가운전자나 차량을 쓰는 생계형 자영업자에게 기름 값 인상은 치명적이다. 주유 할인 카드는 고유가 시대 주유비를 아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주유 할인을 지속적으로 받으려면 일정한 신용 판매 실적이 필요하다.

지갑 속 카드 하나만 잘 활용해도 어느 정도 비용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카드마다 할인 방법이나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소지한 카드의 혜택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유 할인 카드는 크게 정액할인과 정률할인 두 종류로 나뉜다. 요즘처럼 하룻밤 자고 나면 유가가 올라갈 때는 일정 금액을 깎아주는 정액할인보다 총 주유금액의 일정비율을 깎아주는 정률할인 카드가 더 좋다. 아울러 정유사와 제휴해 할인을 제공하는 카드보다 브랜드, 주유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주유소에서 할인 받는 카드가 더 편리한 것도 물론이다. 정률할인 카드 중 대표적인 상품은 씨티카드의 ‘씨티리볼빙비자주유카드’다.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한 달에 25만원 한도 내에서 4% 할인 혜택을 준다. 하루 최고 1만원까지 할인 가능하다. 포인트 적립은 삼성카드 으뜸 정액할인 상품 중 가장 큰 할인율을 자랑하는 상품은 KB카드의 ‘GS칼텍스스마트카드’다.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주유하면 ℓ당 100원, 플래티늄 회원은 ℓ당 120원까지 할인된다. 0.2%의 포인트 적립은 보너스다. 기업은행의 ‘제로팡팡카드’와 신한카드의 ‘SK엔크린카드’도 ℓ당 100원의 할인 혜택을 준다. 기업은행의 ‘제로팡팡카드’의 경우 매월 10일, 20일, 30일에 현대오일뱅크에서 ℓ당 100원 할인 받을 수 있고(평일 40원), ‘신한SK엔크린카드’도 하루에 두 번, 한 달에 여섯 번, 하루 10만원, 월 30만원 한도 내에서 ℓ당 100원 할인이 가능하다. 하나은행의 ‘마이웨이카드’는 SK주유소에서 주말과 공휴일에 ℓ당 80원 할인되고, 우리V카드 역시 매달 40만원 한도에서 ℓ당 80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적립 카드 가운데 정률할인을 제공하는 상품 중 대표적인 것은 삼성카드의 ‘티클래스앤오일카드’다. 주말(금·토·일)에는 최고 1.2%, 주중에는 최고 0.6% 빅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정액 적립의 경우에는 삼성 ‘오일앤세이브카드’와 ‘신한빅플러스GS칼텍스카드’가 GS칼텍스 주유소 이용시 ℓ당 80원을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할인과 적립 중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단연 할인이다. 적립의 경우 적립된 포인트가 항상 현금과 1 대 1의 비율로 교환되는 것이 아닌 데다, 일정 금액을 쌓은 후에야 현금화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주유에서 쌓은 포인트는 다시 주유시에만 쓸 수 있는 등 용도가 제한된 경우가 많고 쌓아둔 포인트를 100% 다 소진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적립보다 할인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다. 실제로 대부분 카드사의 경우 주유 할인을 통해 쌓은 ‘주유 포인트’는 다음 주유시에만 사용이 가능하고, 쇼핑이나 영화 등 다른 제휴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사용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신한카드의 ‘빅플러스GS칼텍스카드’의 경우 ℓ당 80원씩 주유 포인트가 쌓이고 이 포인트는 다음에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주유할 때만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할인의 경우에는 사용 즉시 결제 금액이 줄어드는 것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데다 차감된 금액은 바로 다른 곳에 쓸 수 있는 ‘즉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특정 카드사의 거래 실적이 많거나 고객 등급이 우량하다면 날짜나 장소에 제한이 없는 카드사별 프로모션 한정 상품도 고려해 볼 만하다. KB카드는 일부 고객에 한해서만 타깃마케팅(TM)을 통해 ‘KB프렌드(friend)’ 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기존 고객이라고 해서 누구나 다 발급받을 수 없고, 카드사들의 프로모션 대상으로 선정돼야만 발급 가능하다. ‘리미티드 에디션’ 노려라 주유 서비스의 경우 지정된 정유사, 지정된 날짜에만 할인 가능한 일반 상품과는 달리 모든 주유소에서 아무 때나 ℓ당 70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역시 ‘현대카드O’를 기존 회원에게만 발급해주고 있다. 이 카드는 주유 특화카드로 디자인됐으며, 일반 주유 할인 카드가 휘발유만 할인 가능한 데 반해 LPG까지도 할인 가능하다.

역시 정유사와 상관없이 모든 주유소와 LPG 충전소에서 휘발유는 ℓ당 60원, LPG는 ℓ당 3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연간 주유 이용금액의 1%는 캐쉬백으로 적립해준다. 한편 자신의 주유패턴이나 주로 사용하는 주유소를 먼저 파악해 알맞은 주유 할인 카드를 만들었다 해도 만든 후의 사후 관리도 카드 선정만큼이나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유 할인 혜택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한 최소 충족 요건을 확인하는 일이다. 카드별로 소폭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전달 신용판매 실적이 30만원을 넘어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주유 할인 카드의 경우 ‘주유 실적 이외의 금액으로 30만원 이상’의 단서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카드를 자동차 안에만 모셔두고 주유시에만 사용해서는 할인을 계속 받을 수 없다. 또 가입시 타 할인 혹은 적립카드와 중복 사용 여부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경우 중복할인은 허용되지 않지만 일부 가능한 경우 통신 카드나 캐쉬백 적립 카드와 함께 사용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LG텔레콤 ℓ당 600원 할인 비밀

“ℓ당 최고 600원 할인 누가 할 수 있을까? ①주유소 사장님 ②아랍 왕자 ③김 여사 ④LG텔레콤”. 독특한 카피와 ℓ당 최고 600원 할인이란 파격적인 혜택으로 눈길을 끄는 LG텔레콤 주유 할인 카드는 일반 신용카드에 비해 가히 ‘파격적’인 할인율을 자랑한다. ℓ당 평균 60~80원대에서 많아야 120원을 넘지 않는 일반 주유 할인 신용카드의 여섯 배에 해당하는 할인율이다. 기존 제휴 신용카드 할인과 적립 혜택을 중복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파격적이다. 과연 이 같은 파격적인 조건으로도 이윤이 남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ℓ당 600원의 주유 할인은 ‘아무나, 어디서나, 얼마든지’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LG텔레콤 주유 할인 카드를 통해 할인을 받으려면 ‘무료 300·460·1500·11시간 요금제’나 ‘마이레저 프리미엄 요금제’중 하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또 전달 통신요금별로 할인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600원의 할인을 받으려면 전월 통신요금(기본료+국내음성통화료)을 10만원 이상 사용해야 한다. (표 참조) ℓ당 평균 휘발유 값이 1700원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600원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무려 30%가 넘는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ℓ당 6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충족했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한 달에 주유할 수 있는 양이 50ℓ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보통 1.6엔진을 기준으로 한 번에 주유할 수 있는 양이 50ℓ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 번 가득 주유하고 나면 그 달은 더 이상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한 달에 최대한 할인받을 수 있는 금액은 50ℓ에 600원 할인, 즉 3만원을 넘지 못한다. 게다가 전화요금이 한 달에 5만원을 넘지 않을 경우 최대 할인 금액은 6000원에 불과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ℓ당 600원의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특정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잘 따져봐야 한다”며 “본인에게 필요 없는 통신요금 지출분과 주유요금 할인 분량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미 이데일리 기자 rainluve@edaily.co.kr 매거진 기사 더 많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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