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올해 주식 9조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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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민연금이 올해 주식을 9조원어치 더 살 계획이다. 2012년까지는 운용자산의 30%까지 국내외 주식에 투자할 예정이다. 국민연금공단 김호식 이사장은 2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기금운용 방향을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기금자산의 안정적 증식을 위해 단기적으로 투자 위험이 있지만 장기투자로 운용성과를 제고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33조원인 국내 주식 편입액이 연말에는 42조6000만원까지 늘어난다. 2012년엔 기금이 늘어나는 것까지 고려해 83조원가량이 주식시장에 투입된다. 해외주식은 현재 5조4000억원에서 연말에는 17조원, 2012년에는 41조원까지 늘어난다. 그러나 1분기 중 곧장 투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성근 기금운용본부장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시작된 경제위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쉽지 않다. (자금 투입을)천천히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미국 금융회사에 대한 투자도 늘릴 방침이다. 이번 주 이미 미국 TPG 펀드를 통해 미국 금융회사에 3억 달러를 투자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은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국부펀드만큼 적극적으로 투자하긴 어렵지만 투자 기회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미국 투자은행에 대한 투자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부터는 전액 위탁운용하고 있는 해외 투자자금 중 일부를 직접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아울러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총 20조원을 투입해 한국석유공사·한국가스공사·대한광업진흥공사 등 3개 공기업이 참여하는 석유·가스·광물 개발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외 자원개발 투자는 광물을 지금 생산하고 있는 광구를 매입하거나 생산광구를 보유한 해외기업을 인수하는 형태로 이뤄질 전망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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