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 X세대 거포 조현.김재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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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둘은 닮았다.
김재현(金宰炫)이 왼쪽 타석을,조현(曺炫)은 오른쪽 타석을 사용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둘은 닮은 꼴이다.
가장 큰 공통점은 거침없는 스윙.金은 왼쪽타자지만 보기드문 장타력을 지니고 있다.강한 손목힘에다 커다란 폴로스루가 스윙의특징.曺도 마찬가지다.크지 않고 단단해 보이기만한 체격(1m77㎝.85㎏)에서 시원스런 장타를 뿜어낼 수 있는 건 흡사 개구리를 연상시키듯 잔뜩 움츠렸다 맞는 순간 방망이 끝에 힘을 모으는 특유의 타격폼 덕분이다.
팀 타율 1위인 LG 타선을 이끌고 있는 둘이 신일중.고 1년 선후배지간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둘은 고교시절부터 장타력을 트레이드마크로 명성을 날렸다.金은 지난해 LG에 입단하면서 프로무대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金은 「그래봐야 열아홉살짜리」라는 주위의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20-20클럽(홈런20.도루20)에 이름을 올리며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움켜쥐었다.시즌내내 유지현(柳志炫).서용빈(徐溶彬)과 함께 「X세대 돌풍」을 일으킨 것은 물론이다 .
1년이 지나고 1억3천5백만원(연봉포함)에 LG와 계약을 맺은 曺는 똑같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저런 타격폼으로는 프로에서 안 통한다」는 주위의 평가까지 똑같았다.하지만 결과 역시 같았다.보란듯이 주위의 평가를 비웃으며 4번자리를 꿰찼다.
지난 5월4일 첫 4번에 기용된 曺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6홈런.26타점으로 팀내 타점 1위를 기록,중심타자로서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시즌초반 손목부상으로 주춤했던 金도 曺의 활약에 심기일전,최근 5경기에서 타율 0.412의 호조를 보이며 상승세를 타고있다. 둘의 거침없는 스윙은 그들의 사고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그 사고는「짜맞춰진 틀은 싫다.나는 나만의 것을 추구한다」는 「X」의 모토이기도 하다.
〈李泰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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