壽衣도 이왕이면 아름답게-동덕여대 金文柱씨 석사논문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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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수의(壽衣)에도 멋내기가 필요하다?가격뿐 아니라 디자인도 공급자 위주여서 천편일률적일 수밖에 없는 수의에도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해 보자는 제안이 나와 눈길을 끈다.
제안자는 동덕여대 산업대학원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김문주(金文柱)씨.金씨는 석사학위논문『습복식(襲服飾)의 디자인에 관한연구』에서 서울에 사는 30세 이상 여성 3백26명을 대상으로실시한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여성수의 세 가지를 선보이고있다.金씨가 제안한 수의는 치마.저고리.겉옷의 세가지가 기본 구성.▲치마+개량저고리+변형원삼▲치마+저고리+순색원삼▲주름스커트+기존 수의저고리+반소매 배자등으로 된 세가지 스타일을 내놓고 있다.
새 수의의 첫번째 특징은 색상이다.설문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한색상과 소재는 단연 순색(57.3%)의 삼베(45.3%).金씨는 순색뿐 아니라 원색인 빨강.노랑이나 파스텔톤의 보라 등 다양한 색상의 수의를 내놔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리 고 있다.『요즘과 달리 조선시대에는 혼례 때 입는 화려한 원삼이나 활옷을 그대로 수의로 사용했다』는 것이 金씨의 설명.비용이 만만치 않은 원삼.활옷은 『세 번 남을 빌려 주면 재수가 좋다』는 말까지 있어 혼례 때 입었다가 남을 세 번 빌려주고 죽은 뒤 수의로 썼다고 한다.
두번째 특징은 매듭단추와 끈을 사용한 점.金씨는 『입히기 편리하도록 무조건 크게 짓기 때문에 옷감이 그만큼 많이 든다』면서 『앞뒤판을 매듭단추와 끈으로 연결하도록 만들어 경제성과 편의성을 함께 높였다』고 설명한다.화려한 색상이 주 는 선입견과달리 제작비는 상당히 저렴하다.재료비와 인건비를 합쳐 각각 원색의 명주와 삼베로 만든 것은 40만원,파스텔톤의 중국삼베와 삼베로 만든 것은 25만원,순색 삼베로 만든 것은 30만원이 들었다. 이같은 비용은 응답자들이 원하는 수의가격과 잘 맞아떨어진다.시중의 수의가격은 삼베제품의 경우 기계로 짠 것이 50만원 이하,손으로 짠 것이 50만~1백만원,손으로 짠 것 가운데도 안동포 등 특산품은 1백만~3백만원 사이.설문응답자 의 대다수(67.3%)가 이런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으며적당한 가격으로는 「50만원 이하」를 꼽은 경우(79%)가 가장 많았다.
『문중 대소사를 맡아 치르시는 할아버지 덕분에 수의에 관심을갖게 되었다』는 金씨는 『다양한 디자인이 개발되면 그만큼 죽은사람에 대한 예의도 갖추게 되고 장례관련 부조리를 없애는 데도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연구를 했다』고 밝혔다.
〈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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