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시험대 오른"對日강경 4인방"시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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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일(美日)무역분쟁은 미국내에서도 논란을 빚고 있는 「수정주의적」시각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수정주의자들은 일본경제가다른 선진산업국가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그들의 결론은 일본이 시장을 개방하고 덜 적대적인 무역관행 을 채택하도록미국이 강한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정주의자들의 좌장격인 찰머스 존슨 前캘리포니아大교수는 『그들은 자신들의 경제구조조정 비용을 미국에 떠넘길게 아니라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수정주의자들의 견해가 옳다면 미국의 강경전술은 미국의 대일(對日)수출증가는 물론 일본을 보다 소비자지향적이고 수입에 우호적인 사회로 발전시킬 것이다.
만일 수정주의자들이 틀렸다면 미국은 값비싼 무역전쟁을 무릅쓰거나 적어도 일본과 여러차례의 갈수록 어려운 협상을 벌이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옳든 그르든 간에 강경일변도의 수정주의적 처방에는 몇가지 위험이 따른다.그중에 하나는 그런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일본의 관료와 정치인들은 워싱턴으로부터의 압력에 굽히지 않겠다며 미국의 요구를 계속 거부해왔다 .
일본의 관측통들에 의해 4대 갱으로 명명된 수정주의자는 존슨교수와 前미국 통상협상전문가인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월간 어틀랜틱』誌의 워싱턴 편집장인 제임스 팔로스,『일본권력의 수수께끼』의 저자인 카렐 반 울퍼렌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일본의 정치.경제구조가(외부압력이 없을 경우)무역균형보다는 막대한 무역흑자에,약한 소비자보다는 강한 생산자에게,변화보다는 현상유지에 더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무역불균형하에서도 소비자들이 값싼 수입품으로 부터 혜택을누린다면 미국도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전통경제학자들과는 달리 수정주의자들은 일본이 미국의 희생을 대가로 부를 축적하면서 무역흑자를 더욱 늘린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일본의 막대한 무역흑자가 다른 나라에 보호주의적 대응조치를 채택하도록 강요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자유무역체제를 손상시킬 것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그들은 다른 나라들이 수출규제.수입목표 설정등의 수단을 이용,일본과의 무역을 「관리」하기를 바란다.반 울퍼렌을 제외한 세사람은 일본의 입에서 「형님」소리가 나올 때까지 두들겨야 한다고 주장한다.반 울퍼렌은 한술 더 떠 미국이 관리 무역을 원한다는 사실을 일본에 공개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정주의자들사이에도 미국의 승리에 대한 정의는 다르다.프레스토위츠는 일본에서 미국상품이 더 많이 팔리는 것을 성공으로 본다. 극단적인 입장의 존슨은 일본의 수출체제를 떠받치는 관료.
정치인.재계의 폐쇄적이고 부패한 구조를 타파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는 일본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것이라면 자동차제재든,일본주둔미군 철수든,엔高든 간 에 모두 쓰일 수 있다며 『협상을 통한 해결책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 통산성은 일본이 수정주의자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더 많이 변화했다고 주장한다.
한 통상관리는 미국의 수정주의 경향과 최근 일본에서의 규제완화 움직임을 볼 때 『미국은 점점 정부개입주의로 가는 반면 일본은 오히려 자유화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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