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帝가 파헤친 開花山 되살린다-방화2동 주민 복원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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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일제에 의해 훼손된 개화산(開花山)을 되살립시다.』 서울강서구방화2동 개화산주변에 거주하는 1천여명의 주민들이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산허리를 파헤쳐 맥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개화산되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지난해말 이 동네주민 양승춘(梁承春.53)씨등 주민 20여명은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개화산의 밑부분에서부터 중턱과 정상에 이르기까지 3곳에 걸쳐 대규모로 산허리를 파헤쳐개화산을 흉물스럽게 만들었다』며 『광복50주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일제가 박은 쇠말뚝을 제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제에 의해 훼손된 개화산도 시급히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개화산 보존위원회를 구성했다.
높이 1백31m의 개화산은 정상에서 김포공항방향으로 20m,70m,90m쯤 내려오는 등산로 3곳에 각각 1백평정도의 면적이 높이 5~20m,폭 20~40m정도로 파헤쳐져 푹 꺼져 있는 상태로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이로인해 주민들은 산이 파헤쳐진 곳이 갑자기 절벽으로 이뤄지는 바람에 등산로가 끊겨 있어 우회로를 이용해야 하는등 등산에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조상 대대로 이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은 『일제가 민족정기를말살하기 위해 개화산에 쇠말뚝을 박고 산허리를 훼손했다는 얘기를 조상들로부터 들어왔다』며 『개화산의 훼손으로 맥이 끊어져 방화동 마을의 발전도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풍수지리전문가들도 『개화산은 맞은편 행주산성이 있는 덕양산과함께 한강하구에서 서울의 기(氣)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주요한 산』이라며 『일제가 서울의 기를 허하게 만들기 위해 개화산을 훼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에따라 일제가 훼손한 개화산을 복원하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1천5백여만원의 돈을 모아 파헤쳐진 곳을 흙으로 덮는등 성토를 하고 나무를 심어 개화산의 정기를 되살리기로 하고서울시에 사업승인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대해 서울시관계자는 『일제가 우리민족의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개화산을 훼손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훼손된 개화산을 복구하려는 주민들의 이러한 요청을 허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李啓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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