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韓通노조사태-경찰투입서 검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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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조계사에서 경찰에 검거돼 오전 8시10분쯤 종로서에 연행된 7명은『3명은 잠을 자다 끌려왔고 4명은 식사도중 연행됐다』며『밥도 못먹고 세수도 못했는데 경찰이 들이닥쳤다』고 설명.
이들은 종로서에 도착한지 5분정도 지난 8시15분쯤 명동성당에서 연행된 동료 노조간부 6명이 도착하자 함께『한통노조 만세』『5만 노조원 총단결해 민주노조 민족통신 사수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노조간부 13명이 모두 도착하자 오전 8시20분부터 일일이 구속영장을 제시하고 수갑을 채워 1명씩 유치장으로 이감. 노조간부들은『그동안 우리 동지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며『그러나 상황이 끝난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해 앞으로 조합원들의투쟁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경찰은 사전에 정보가 새나갈 것을 우려해 이날 명동성당과 조계사측에 사전통보없이 경찰력을 투입,농성자들을 연행했다.
중부.종로경찰서장은 5일 오후 9시쯤 경찰력 투입에 대한 최종재가를 안병욱(安秉郁)서울경찰청장으로부터 받은뒤 투입시기를 신도수가 적고 집회예정이 잡혀있지 않은 현충일 아침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성당.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과 관련,6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진 安서울경찰청장은『법질서의 확립을 책무로 지고 있는 경찰로서는 더이상 법집행을 주저할 수 없었다』며 해당 교계와 국민의 이해를 부탁.
***명동성당 오전 8시,회색 25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20여명의 사복경찰이 농성장 텐트 입구까지 기습적으로 진입한뒤 세면준비를 하고 있던 장현일(張賢一)쟁의실장등 노조간부 5명을 먼저 연행했다.이어 성당에서 내려오던 박수호(朴秀浩)교섭국장을검거,작전은 3분만에 완료.
***조계사 조계사에서 벌인 경찰의「광화문」작전은 오전8시 정각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5분만에 별다른 충돌없이 상황이 종료. 경찰은 이택순(李宅淳)종로경찰서장의 진두지휘하에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사복체포조 20명과 종로경찰서 사복형사 15명등모두 35명을 조계사 정문과 후문,덕왕전(德王殿)사잇길로 투입했다. 연행과정에서 양한웅(梁漢雄.36)지도위원등은「노동운동탄압 분쇄하라」「현충일에 이럴 수가 있느냐」등의 구호를 외치기도했으나 대부분 별다른 저항없이 순순히 연행에 응했다.
노조원들 연행당시 주변에 있었던 진관(眞寬)스님은 농성자들을연행하는 사복체포조의 몸을 붙잡고 저항하다 20m쯤 끌려가다 넘어져 가벼운 찰과상을 입기도 했다.
***정보통신부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은 6일 농성 노조간부들이 공권력 투입으로 연행되자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면서도 22일동안 끌어온 사태가 일단락된다는 기대에 공휴일임에도 불구하고 과장급 이상의 간부들이 전원 출근해 부산히 움직이는 모습.
정보통신부는 이날 컴퓨터통신망인 하이텔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노조통신망(KTTU)이 폐쇄되자「앓던 이」가 빠졌다는 반응들.
정보통신부 14층 상황실을 지키던 한 관계자는『공권력 투입과함께 현 집행부의 무력화 조치의 하나』라며『위원장의 지시는 이제 독백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 조백제(趙伯濟)한국통신 사장은 6일 긴급대책회의를 잇따라 주재하고 서울시 주요 기관의 비상근무태세를 불시에점검하는등 다소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하루를 보냈다.
趙사장은 그동안 감사원의 경영능력 결여 지적등으로 사태해결에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씻으려는듯 밤늦게까지 직접 전국의지역사업본부장과 화상대화를 통해 현황과 대책을 논의하는등 강행군을 계속.
***노 조 한국통신 노조의 장석규(張錫圭)사무국장 등 노조간부 4명은 평소와 같이 광화문 한국통신 본사 7층 노조 중앙본부에 있다가 경찰의 공권력 투입 소식을 접하고『경찰이 산행과야유회 참석으로 노조원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이용했다』며 분 개. 이날 노조 중앙본부에는 공권력 투입소식을 전해 들은 노조원들의 대응방안을 묻는 전화가 종일 이어졌다.
〈洪炳基.李元浩.徐璋洙.金秀憲.朱宰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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