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쌀값동결 시름깊은데 정부에 고마워하라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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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1일 대통령이 여수 수협에서의 오찬 도중『농어민이 정부에 고마운 줄 모른다』고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문민정부는 과거 정권의 3배를 농어민을 위해 투자하고 있으며농어민 자녀의 대학특례입학 정책등이 그 사례라고 했다.그러나 왕이 지배하는 봉건사회도 아닌데 농어민이 정부에 고마워해야 한다고 표현한 것은 어색하다.
실제로 10년간 15조원을 4백만 농어민에게 투자한다고 하지만 농림수산부.농협.수협.농어촌개발공사.농진공.농지개량조합등을거치게 돼있어 이들 기관들이 다양한 명목으로 정부투자액의 상당액을 농어민과 관계없이 활용할 수 있음도 직시해 야 한다.
농민에게는 어떤 명목의 보조 지원혜택도 중요하지만 농사의욕을북돋우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쌀값정책이 긴요하다.현재 가마당 10만원선에서 5년간 동결돼 있는 쌀값등 때문에 시름이 깊어가는농어민에게 『정부에게 고마워하라』는 요구는 그 들 정서와 동떨어진 것 아닐까.
정호용〈서울송파구오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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