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쓰는 비닐 이용, 오수처리장치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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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버려진 비닐을 활용한 일체형 오수처리 장치가 개발됐다. 광주시 ㈜장호(대표이사 姜大權)는 폐비닐을 녹여 대형 압축기로 한번에 찍어내는 정화조를 내놓았다. 기존의 정화조는 미생물 부착실.침전조.방류조 등 3~4개를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손상된 이음 부분의 틈새로 오수가 새어나가 토양 등을 오염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일체형 정화조는 기존 제품보다 정화능력이 앞선다. 오수를 처리할 경우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을 20㎎/ℓ이하로 만들수 있다고 회사 측은 주장했다. 분뇨 처리형 단독 정화조는 60㎎/ℓ수준이었다. 또 기존 강화섬유 프라스틱(FRP)로 만들어진 정화조보다 값이 30%가량 싸다. 일체형 정화조를 만들기 위해 장호는 지난 7년 동안 모두 70억원을 들여 금형을 개발했다. 처음엔 몸통과 내부를 따로 만들어 조립했다. 그러나 틈새로 물이 새는 시행착오를 한 끝에 아예 금형을 통째로 설계했다.

2002년 8월께 시제품을 만든 뒤 환경부 주의 안전성 검증을 받았다. 또 환경관리공단에서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여덟차례에 걸쳐 성능검사를 한 결과 정화 능력이 입증됐다. 상수도보호구역 등에도 설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호는 대형 압축기 두대로 매달 2000개의 정화조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제품으로 올해 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姜대표이사는 "일체형 정화조는 연간 9000t의 폐비닐을 재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도 한몫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매년 26만t의 폐비닐이 나오고 있으나 이중 절반 정도가 재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광주=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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