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총알, 황새를 떨어뜨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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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수원전 중 수원 공격수 신영록<左>이 성남 수비수 김상식을 제치고 공중볼을 따내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태양의 아들’ 이근호(대구FC)가 후반 41분 극적인 역전 결승골로 달구벌을 환호로 들끓게 했다.

‘총알’ 변병주(대구) 감독과 ‘황새’ 황선홍(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16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경기에서 맞붙었다. 대구는 수비수 황지윤의 두 차례 동점골로 악착같이 따라붙은 뒤 이근호의 결승골로 짜릿한 3-2 역전극을 연출했다.

입장료 후불제(무료입장 후 나갈 때 원하는 만큼 내는 것)로 들어온 대구 관중은 펠레 스코어(3-2)로 끝난 공격축구의 진수를 만끽했다.

데뷔전에서 승리한 황선홍 부산 감독은 뼈아픈 첫 패배를 안았다.

부산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을 돌파한 안정환이 올린 볼이 수비를 맞고 흐르자 안성민이 가볍게 슛, 골을 성공시켰다.

대구는 실점 후 3분 만에 동점골을 얻었다. 에닝요의 코너킥을 황지윤이 헤딩슛, 부산 골문 왼쪽에 꽂아넣었다.

대구는 전반 29분 어이없이 실점했다. 미드필드에서 부산 김창수가 문전으로 높이 공을 올렸다. 대구 골키퍼 백민철은 달려나와 볼을 처리할 듯하다 멈칫했다. 그 순간 부산 김승현이 헤딩슛을 했고 볼은 텅 빈 골문 앞 골라인을 통과했다.

부산은 후반 3분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골라인 근처에서 한정화가 뒤로 내준 볼을 안정환이 지체 없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왼쪽 골대를 맞고 퉁겨나왔다. 안정환은 후반 19분에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22분 대구가 마침내 두 번째 동점을 만들었다. 문주원의 헤딩 패스를 황지윤이 몸을 날리며 발리슛으로 연결했고 볼은 오른쪽 골네트로 빨려들어갔다.

대구는 후반 41분 역습 상황에서 하대성의 슛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이근호가 밀어넣어 경기를 끝냈다.

수도권 강팀 간 맞대결이었던 성남 일화-수원 삼성의 성남 경기는 혈투 끝에 2-2 무승부로 끝났다. 2010 남아공 월드컵 3차예선 2차전 북한전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탈락한 이관우는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른발과 왼발로 2골을 만들어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전반 41초에 터진 라돈치치의 결승골로 전남 드래곤즈를 1-0으로 눌렀다.

대구·성남=정영재·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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