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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률만큼 놀라운 타이거 우즈의 ‘괴력’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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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호 30면

타이거 우즈(32)는 놀라운 선수다. 무슨 대회든 나가면 우승이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두 번 출전해 모두 우승했다. 2월 초 유러피언 투어 대회인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도 마지막 날 네 타 차 선두 어니 엘스(38)를 따라잡고 우승했다.

페어웨이 적중률 194위라도 그린 올리는 건 1위

그런데 우즈의 높은 승률만큼이나 놀라운 기록이 있다. 그의 페어웨이 적중률(driving accuracy)이다. 골프 황제의 기록 치고는 형편없다.

야구에 ‘스프레이(spray) 히터’라는 용어가 있다. 모든 방향으로 안타를 치는 타자를 말한다. 아주 좋은 뜻이다. 그러나 골프에서 스프레이 뿌리듯 공을 치면 곤란하다. 우즈는 ‘스프레이 골퍼’에 가깝다. 올해 우즈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48%에 불과하다. 투어 평균(60%)에도 한참 못 미친다.

PGA 투어는 1980년부터 페어웨이 적중률을 집계하고 있다.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공략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상식이다. ‘골프 매거진’의 카메론 모르피트 기자는 우즈의 기록에 “별난 (‘peculiar’) 구석이 있다”고 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페어웨이 적중률 60%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딱 한 번이다. 하지만 그 기간에 메이저 5승을 포함, 21승을 올렸다. 2005년에는 55% 남짓한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마스터스와 디 오픈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모르피트 기자는 우즈가 스윙 코치 부치 하먼과 결별한 2004년을 기점으로 티샷의 정확도가 곤두박질쳤다고 분석했다. 1999년과 2000년에는 각각 71%의 페어웨이 적중률을 보였지만 코치를 행크 헤이니로 바꾼 2004년엔 56.1%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즈가 우승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우즈는 올 시즌 그린 적중률에서 80.6%로 PGA 투어 선수 가운데 최고다. 1996년 가을에 프로로 데뷔한 우즈는 첫 풀 시즌인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다섯 차례 그린 적중률 부문 1위에 올랐다. 중간에 스윙 코치를 바꾼 영향은 없어 보인다. 1999년과 2000년, 2002년에 최고의 정확도를 보였고 2006년과 2007년에도 70%를 넘겼다.

결국 우즈는 티 샷이 러프에 빠져도 어떻게 해서든 그린에 올려 놓는다는 뜻이다. 1월 말 열린 뷰익 인비테이셔널을 예로 들어 보자. 우즈는 19언더파를 치며 여덟 타 차의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평균 페어웨이 적중률은 59%였는데 우즈는 56차례 티샷 중 26개만 페어웨이에 떨어뜨려 48.2%에 그쳤다. 반면 그린 적중률은 80.6%(공동 2위)였다.

그래서 또 우즈 견제를 위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우즈와 친하다는 마크 오메라(51)는 ‘페어웨이 옆에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 비거리가 짧아도 정확한 선수들을 도와주는 길’이라고 제안했다. “요즘 젊은 선수들은 워낙 힘이 좋아 러프에 빠져도 그린에 공을 올린다. 하지만 나무를 많이 심으면 나무를 뚫고 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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