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갑, 운동권 출신 서울대 77학번의 ‘리턴 매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3호 06면

서울 관악갑에서는 서울대 77학번 동기끼리 ‘리턴 매치’가 벌어진다. 국사학과 출신인 통합민주당 유기홍(50) 의원과 경제학과를 나온 한나라당 김성식(50)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다.

4월 총선 격전지를 미리 가다

두 사람은 학창시절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던 점도 비슷하다. 이후 유 의원은 김근태·이해찬 의원과 함께 활동했고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정책기획실 국장에 발탁됐다. 유시민 의원 등과 개혁정당 창당에 참여했다. 김 전 부지사는 한나라당에 들어가 ‘미래연대’에서 당 개혁을 이끌었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의 ‘핵심 브레인’이었으나 손 대표의 한나라당 탈당에 반대하며 당에 남았다.

2004년의 첫 대결에서 유 의원은 탄핵 바람을 타고 김 전 부지사를 약 1만5000표 차이로 따돌렸다. 그러나 4년 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민주당을 압도하는 데다 김 전 부지사가 경기도 부지사로 기용되며 이름을 많이 알렸다.

유 의원은 “대선 이후 한반도 대운하와 영어 몰입교육, ‘강부자(강남의 땅부자)’ 내각 등을 보면서 견제와 균형을 얘기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이명박 정부의 오만을 견제할 수 있는 건강한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 15차례 정도 언론사·시민단체에서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며 “교육위원으로서 관악구에 2개 학교를 신축하고 강당·식당 등 환경 개선에 확보한 예산만도 700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지사에 대해 “경기 부지사를 지내고 당협위원장으로 다시 오기까지 3년 정도 지역을 떠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16, 17대에 이어 세 번째로 총선에 도전하는 김 전 부지사는 “원외에 있었음에도 재경위·예결위 등 7개 상임위를 담당하는 2정조위원장으로 발탁될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았다”며 “특히 근로소득세 1조2000억원 감면을 관철했을 때는 당 안팎에서 격려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도 부지사 시절 외자 유치와 영어마을 등을 해 냈다”며 “절친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수시로 만나 경전철·영어마을 신설 등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에 대해서는 “노무현 정부의 실책에 책임이 있고 구 민주당 사람들과 잘 안 맞아 지역의 민주당 지지자들을 통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