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동포애 물씬 국회 외무통일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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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회 외무.통일위는 북한에 쌀 보내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논의됐다.조금씩 무게 중심은 달라도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을 빨리 풀어줘야 한다는 동포애가 깔려 있었다.
이만섭(李萬燮.민자.전국구)의원은『인도적 차원에서 쌀을 주는데 다른 문제와 결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다른 의원들도대부분 인도적 쌀 보내기에는 적극적이었고,나웅배(羅雄培)통일부총리도『조건은 없다』고 말했다.경수로문제나 남북 대화를 조건으로 걸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심각한 식량 사정과 배급상태에 대해서는 공통된 인식이깔려 있었다.羅부총리는 북한이 1년에 필요한 곡물량이 6백72만t인데 지난해 생산량은 4백13만t에 불과하다고 보고했다.이런 부족상태는 갑자기 일어난게 아니라 수년간 계속돼 왔다.
이부영(李富榮.민주.강동갑)의원은 북한의 자연재해와 기자재 부족,생산의욕 상실,유류난에 따른 수송체계 마비등을 지적하면서『식량사정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인식을 같이했다.『얼마나 궁했으면 일본에까지 사람(李成祿대외경제위부위원장)을 보내 원조를 요청했겠느냐』(이만섭)는 것이다.
다만 야당의원들은 이런 원조 약속이 수차례 반복되면서도 실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실제로는 줄 생각이 없기 때문 아니냐』(南宮鎭.민주.전국구)고 의심했다.이부영의원도 조건을 붙이는 것은 남측 제의가『인도적인 게 아니라 정략적인 것같 은 인상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태지(金太智)주일(駐日)대사가 일본측에 대북(對北)쌀제공문제 협의를 위해 방한하는 것을 미뤄달라고 요청한데 대해서는 구창림(具昌林.민자.전국구)의원등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옹졸한 태도』라고 성토했다.『쌀을 주겠다고 생색만 낸 뒤 일본이주는 것마저 막는 것이 아니냐』(林采正.민주.노원을)는 것이다. 그러나 羅부총리는 전혀 조건없이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겠다고다시 확인했다.일본이 북한에 쌀을 주는 것도 막지 않는다고 했다.이시영(李時榮)외무차관은 다만 북한이 한국쌀도 좋다고 했고,우리가 이미 3월부터 쌀을 주겠다고 제의해놓은만 큼 북측의 반응을 조금 기다리자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서정화(徐廷和.민자.용산).안무혁(安武赫.민자.전국구)의원은군량미로 전용될 가능성을 물었다.여기에 대해 羅부총리는『군량미문제는 우리가 다 파악하고 있으나 여기서 답변할 수는 없다』고말해 실제로 북한이 군량미까지 방출하고 있음 을 시사했다.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쌀을 줘야 한다는데는 여건,야건,정부건 이견이 없었다.그러나 정작 받아가야 할 북한은 응답이 없어답답하다는 분위기였다.
〈金鎭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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