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2차 동시분양, 11평 아파트가 8대1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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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서울 2차 동시분양에 강남에서 선보인 10.9평형(전용 8.5평)짜리 177가구가 예상 외로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2차 재건축분인 이 아파트는 조합원이 소형 의무비율을 맞추고 자신들은 큰 평형을 배정받기 위해 '쥐어짜 낸'일반 분양분이어서 당초 좋은 청약 결과가 기대되지 않았다.

선호지역이기는 하나 청약통장을 '버려'가면서까지 순위 내에서 분양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많았던 것이다. 특히 분양가가 평당 1600만원으로 무척 비싸 투자 수익을 제대로 챙길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실제 역삼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10.9평형을 분양받아 입주 후 월세를 놓을 경우 연 평균 7%의 투자수익을 챙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평형은 지난 4일 무주택우선 청약에서 133가구에 84명이 접수해 63%의 청약률을 올렸다. 이어 5일 치러진 서울 1순위에서는 87가구(무주택 미달 이월분 포함)에 687명이 접수해 7.9대1로 무난히 청약을 마감했다. 39개 평형 가운데 20개 평형이 미달된 것에 비하면 선전한 셈이다. 현대산업개발 이준하 상무는 "모델하우스를 찾은 통장 보유자 중 6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본인들의 거주용과 자녀 살림용으로 청약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월세를 놓으려는 투자용이라기보다 실수요자들이 아까운 청약통장을 미련없이 사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삼동의 한 중개업자는 "좁은 공간이지만 기능을 높인 데다 오피스텔이나 원룸주택과 달리 단지생활을 할 수 있고 주차 사정도 좋은 게 청약통장 보유자들에게 먹혀든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업계는 앞으로 잠실주공 등지의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분에서 이 같은 초소형 아파트가 많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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