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침수지역 홍수재해지도 나왔다-건설기술硏 金陽洙박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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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장마철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상습침수로 인한 피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홍수재해지도가 국내 처음으로 제작돼 관심을 끌고 있다.
건설교통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최근 서울 성동.광진구 지역을 대상으로 한 시범 홍수재해지도를 작성,이 지역에 홍수가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 김양수(金陽洙.수자원연구실)박사팀이 만든 이 지도는 홍수의 규모 등에 따른 침수범위.대피로(待避路).병원을비롯한 주요 건물 등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입력돼 있어 홍수 즉시 대처가 가능하고 평시에는 재해지역 주민들에 대 한 교육용으로도 활용가능케 돼 있다.
이 지도의 경우 84,87,90년도 수해를 중심으로 작성됐는데 구(區)전체에 대한 침수상황은 물론 동(洞)별 침수지역까지확대해 자세히 찾아볼 수 있다.또 한강의 방류량이나 강우량 등이 달라지면 이에따라 예상침수지역과 대피지역 등 도 달리 나타난다. 예컨대 광진구 화양동 일부지역이 침수위험에 처했을 경우이 지도를 이용하면 즉시 과거 비슷한 홍수때 침수범위를 알 수있다. 또 인명사고시 이용가능한 인근 병원으로 한라.동아.건국대 민중병원등이 있고,대피가능한 공공건물로는 화양.성수국민학교등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아울러 이런 건물과 병원등으로 가는 접근로,또 접근로상에 있 는 다리나 침수지역 등에 대한 정보도 함께 볼 수 있어 가장 안전한 피난로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다.이와함께 홍수가 나면 거의 예외없이 물에 잠기는 1급 위험지역의 경우 프로그램에서 「상습침수지역 보이기」를 선택하면 한 눈에 찾아 볼 수 있도록 상습침수지역이 빨간색으로 칠해진다.
이 지역 홍수재해지도에 따르면 행당동 일부,군자동 중랑천 일부지역 등이 상습침수지역으로 평소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으로나타났다.홍수재해지도는 단순한 지리정보 뿐만 아니라 홍수피해시대피자의 마음가짐이나 대피요령,대피 경로상의 또다른 위험요인 등까지 함께 담고 있다.
또 이 지도에는 복구 우선순위 등도 담을 수 있어 방재에서 복구까지 일목요연하게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홍수재해지도의 또다른 이점은 평소 주민들에 대한 대피 훈련용뿐만 아니라 홍수위험지역의 건축.하천정비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金박사는 『예컨대 최대 침수깊이가 3m 정도라면 지하층에서 대략 1층까지는 건축시 특히 방수에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무부는 이번 성동.광진구지역 홍수재해지도 작성을 바탕으로 한강.낙동강 5대수계(水系)를 중심으로 침수위험지역을 골라 전국 규모의 홍수재해지도 작성을 추진중이다.
내무부 정흥수(鄭興秀)방재국장은 『지난 70년대 후반 안양천범람후 한때 홍수재해지도 작성을 고려했으나 여의치 않았다』며 『주요 홍수범람지역 등에 대한 기초조사가 끝나는 대로 재경원과협의해 전국규모의 홍수재해지도를 마련할 것』이 라고 밝혔다.
홍수재해지도 작성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지자체 등의 주도로 80년대 초반부터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데 일본의경우 5백개 유역(流域)에 대한 침수실적도와 이중 일부 유역에대한 침수예상구역도를 작성해 주민들에게 열람케 하는 등 공표한바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과거 이따금씩 수해흔적조사 등을 벌인 적은 있으나 피해보상이나 초보적인 피난활동 등에만 이용됐을 뿐이다.
건설기술연구원 우효섭(禹曉燮)수자원실장은 『이같은 홍수재해지도는 개인용 컴퓨터의 발달로 각 가정단위로도 손쉽게 이용할 수있다』며 『초고속통신망 등이 구축되면 국가적으로 유기적인 홍수정보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지도가 완료된 성동.
광진구의 경우 가정에서 이 프로그램을 복사하면 PC로도 각종정보를 검색해 볼수 있다.
金박사는 『선진국의 예를 보면 홍수재해지도는 과거 홍수를 경험한 주민 등과 홍수관리 공무원,홍수 전문가 등이 모여 이론과실제를 접목시켜 아주 이상적으로 운영하는 예가 많다』고 말했다.우리나라의 경우 홍수재해지도 작성의 기반기술은 확보된 상태나예컨대 배수펌프의 가동이 제대로 안된다든지,지역내 대형토목공사등이 수시로 있어 이에따른 지도 작성에 어려움이 적지 않은 형편이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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