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趙錫來회장 태평양경제協총회기조연설 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조석래(趙錫來)효성그룹회장은 18일 뉴질랜드 오클랜드市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총회에서 한국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중소기업의 성공전략」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했다.PBEC는 지난 67년 일본.호주. 뉴질랜드등 3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협력을 도모하기위해 발족한 단체로 이번 총회에서 인도네시아.태국을 정회원으로 받아들여 회원국이 19개국으로 늘었다.한국은 84년 이 협의회의 정회원이 됐다.다음은 趙회장의 기조연설 내용을 요 약한다.
[편집자註] 중소기업이 성공적인 발전을 해나가기 위해 필요한경영전략은 크게 세가지를 들 수 있다.먼저 기업가의 혁신적인 리더십이다.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비교우위를 가진 부문은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동성과 유연성을 갖고있 다는데 있다.
중기(中企) 경영자는 대부분 소유경영자로 신속하게 의사결정을하고 사업기회를 도전적으로 추진하는 혁신적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다.달리 말하면 중소기업의 성패는 중기의 강점을 최대한 살릴수 있는 경영자의 개척자적인 자세,창조적인 사 고,정열과 집념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와 관련해 중기는「경영자의 그릇」이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이야기는 과히 잘못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둘째,조직원의 일체감 조성과 철저한 낭비적 요소의 추방이다.
일체감이란 경영자와 종업원이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고 공동체적유대감을 함께 갖는 것을 말한다.일체감이 조성될때 경영자의 의도가 조직의 말단에까지 신속하게 전달되고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경우 경영자의 의사전달방식이 간접적이고 공식적인데 비해 중기는 직접적이고 신속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강점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일체감이야말로 종업원의 열정을 지속적으로 조직 전체의 가치와 활력으로 나타나게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대기업의 큰 조직에는 은폐되기 쉬운 비능률과 낭비적 요소를철저히 제거해 중소기업조직의 장점을 살려나가야 한다.
특히 개인보다는 소속된 집단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가족주의적 동양문화권에서는 기업구성원의 일체감이 조성될 때만 최고의 능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중기 경영자는 이점을 인식하고 작은조직만이 가질 수 있는 고도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전문화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철저한 차별화전략이다.
전문화되지 않으면 작은 규모 사업체는 대기업과 맞설 수 없다.구성원들이 가진 강점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전문화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이와 관련,구성원들이 개발한 기술.상표.이미지를 철저히 회사의 지적자산으로 축적해 나가야한다.
전문성의 확보는 생산기술의 끊임없는 개발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흔히 기술개발이라 하면 대기업의 영역으로 접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공업기술상 중요한 기술혁신은 바로 중기가 일궈 왔다는 역사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기술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창의력인데 규모가 작은 조직에서 개인의 창조 력이나 지혜가 발휘되기 더 쉽기 때문이다.품질은 고객만족의 처음이자 끝으로 볼수 있다.품질은 일선 작업자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것으로 구성원들의 응집력 발휘에 따라 중기가 대기업에 비해 우월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세가지 전략을 백분 발휘하며 세계적인 모자업체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의 영안모자를 성공한 중기의 예로 제시한다. 이 회사는 비록 중소업체지만 창업이래 36년간 고유상표로 세계 모자시장의 36%를 점유하고 있다.
중기 성장을 위해서는 각종 행정규제와 불공정장벽을 제거하는 제도적보완도 필요하다.
중기의 창의력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다이내미즘이 조화를 이루어 亞.太지역의 활력이 계속될 것을 기대한다.
[정리=林峯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