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새총리 쥐페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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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알랭 쥐페(49) 신임 총리는 76년 자크 시라크 당시 총리에게 발탁된 이후 단 한번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고 그림자처럼보필해온 시라크 대통령의 오른팔이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내각에서 외무장관을 역임해온 쥐페 총리는 지난해 발라뒤르 前총리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대통령당선이 확실시되자 다른 우파 정치인들이 대거 발라뒤르쪽으로 이탈하는 가운데도 시라크쪽에 서 있었다.
논리정연한 달변가인 그는 남들보다 빠른 상황판단으로 일을 박력있게 추진하는 실용주의적 인물로 정치적으로 전혀 흠잡을데가 없어 정적등을 포함해 모든 이로부터 존경받고 있다.
45년 프랑스 랑드지방의 농가집안 태생인 그는 어려서부터 두뇌가 명석해 명문 에콜 노르말 쉬페리에르(파리고등사범학교)와 국립고등행정학교(ENA)를 졸업하며 파리무대에 진출했다.
72년 ENA졸업과 함께 재무감사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76년 당시 시라크 총리에게 우연한 기회에 눈에 띄어 측근보좌관으로 발돋움하면서 본격적으로 출세가도를 달렸다.
78년과 79년 연달아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선거에서 낙선하는 좌절을 겪지만 시라크 당시 파리 시장에 의해 파리시장 재무보좌관으로 중용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해 제1차 동거(同居)정부에 총리로 입각한 시라크가 그를예산장관겸 정부대변인으로 기용하고,88년 그는 공화국 연합(RPR)의 사무총장에 올라 시라크 당수에 이어 제2인자로 부상했다. 93년 시라크의 추천으로 외무장관이 된 그는 우루과이라운드.보스니아사태.르완다사태 등에서 뛰어난 외교력을 발휘했다.
쥐페 신임 총리는 최근 발간된 『알랭 쥐페,군력의 유혹』이라는 자서전에서 『언젠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적이 있어 시라크에 이은 차기 대통령감으로 벌써부터 지목되고 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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