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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걸어서 北極까지 執念의 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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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마침내 지난 7일 오후10시18분 中央日報 북극해횡단원정대(대장 허영호)는 북극점에 첫 발을 디뎠다.무보급에 썰매도 타지않은채 걸어서 북극해를 횡단하는 세계 최초의 기록에 한발 다가섰다.영하 섭씨 40도의 혹한(酷寒)을 뚫고 빙 벽(氷壁)을 넘어 하루 15㎞씩 도보 강행군으로 9백50㎞의 북극해를 횡단해 56일2시간18분만에 북극점에 이르렀다.한국인의 강한 집념과 의지를 세계에 알리는 쾌거임과 동시에 허영호(許永浩)의 불굴의 탐험정신을 재확인하는 우리 모두 의 자랑이다.
원래 걸어서 북극점까지의 탐험은 세계 탐험가들이 줄기차게 시도해온 미증유(未曾有)의 도전이었다.세계 최고의 탐험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독일인 라인홀트 매스너도 같은 계획을 세워 許대장보다 한발 앞서 떠났지만 그는 중도에 포기했다.
세기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두 탐험가의 대결은 무산되었지만,우리의 원정대는 드디어 걸어서 북극점에 도달하는 세계 최초의대기록을 이룩했다.이로써 허영호는 세계 탐험사상 유일한 3대극점(에베레스트峰.남극점.북극점)원정 성공이라는 대 기록을 세우게 되었다.
왜 이들은 추위와 굶주림,그리고 끝없는 생명의 위험과 마주하면서 그 길고도 험난한 탐험의 길을 떠나는가.허영호는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탐험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그렇다.인간 한계와 정신력의 기나긴 싸움이 모험의 출발 이다.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끝없는 모험과 탐험 정신이 왜소해 가는 인간세계에 새로운 활력소로 감동을 준다.
조선시대의 고산자(古山子)김정호(金正浩)가 무엇때문에 험난한산천을 헤매며 대동여지도를 만들었고,콜럼버스.마젤란.아문센이 무엇때문에 생명을 건 탐험을 계속했던가.끝없는 탐험정신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며,꿈을 현실로 바꾸는 인 류의 영원한 도전이다.
그래서 걸어서 북극점에 이른 탐험가 허영호와 우리 원정대는 이 시대의 영웅이며,살아있는 인간정신의 개가로 길이 기록될 것이다.아직 이들의 여정은 멀다.북극해 종단의 종착점인 캐나다 워드헌트를 향한 탐험대의 발걸음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원정대의 건투와 성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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