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홍콩 기업인 대학에 150억원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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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 돈으로 좋은 대학을 만들어라." 홍콩 정부가 예산 절감을 위해 대학 지원금을 깎고 있는 가운데 홍콩의 한 기업인이 홍콩 침례회대에 1억홍콩달러(약 150억원)를 쾌척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뉴욕 증시에 상장된 난타이(南太)전자의 창업주 구밍쥔(顧明均.60)회장. 중국 상하이(上海) 출신인 그는 두살 때 부모 품에 안겨 홍콩에 넘어와 적수공권으로 87억홍콩달러(약 1조3000억원)의 재산을 모았다.

顧회장은 "침례회대는 내가 다닌 배정(培正)중학의 '전인교육'이념과 가장 부합되기 때문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배정중학은 1950년대에 침례회대의 전신인 침례학원과 재단이 같았다. 顧회장은 중학을 다닐 때 말썽을 많이 일으켜 중학 과정(6년)을 10년 만에 졸업했다.

顧회장이 1억홍콩달러를 냈다는 소식은 삭막한 빌딩 도시인 홍콩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3년 전에 홍콩의 최대 부호 리자청(李嘉誠)이 이공(理工)대에 냈던 금액과 같기 때문이다. 대학에 낸 기부금으로는 최고 액수다. 顧회장은 직원들에게도 각별한 애정을 쏟는다고 한다. 회사 안에 기금을 만들어 직원이 무리하게 해고당하거나 불공평한 일을 당할 경우 변호사 비용으로 쓰도록 하고 있다. 바닷가의 호화 주택에 '화풀이 방'을 만들어 직원이 마음껏 소리지르거나 소파를 때리면서 스트레스를 풀도록 배려한다. 顧회장은 지난해 말 전 직원에게 주당 40달러(약 4만8000원)인 자사주를 1000주씩 나눠줬다. 그러면서 "선행을 많이 하라"고 격려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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