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의 골프야 놀자] 9. 장타의 비밀-임팩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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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투어에서 저는 장타자 축에 들지요. 지난해 드라이브샷 거리(driving distance) 부문에서 267.6야드로 아니카 소렌스탐.웬디 둘란.소피 구스타프손에 이어 4위였어요.

그래서 "크지도 않은 체구로 장타를 날리는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답니다. 저는 그 비결로 '임팩트'와 '폴로 스루(follow through)'를 꼽아요.

*** 몸의 왼쪽 축 무너지면 안돼

이번 주에는 먼저 임팩트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임팩트란 클럽헤드가 공을 때리는 동작, 그러니까 골프에서 가장 절정의 순간입니다.

흔히 임팩트의 핵심을 '왼쪽 장벽 쌓기'라고들 해요. 백스윙 때 몸의 오른편에서 이뤄졌던 모든 동작이 목표방향을 향해 돌진하고, 몸의 왼쪽 축은 제자리를 지키면서 그것을 단단히 버텨주는 자세. 바로 그것이에요.

임팩트는 몸통을 오른쪽으로 꼬아 회전시킨 톱 오브 스윙(사진A) 자세를 풀면서 시동이 걸립니다.

그리고 사진B는 임팩트 직전의 자세예요. 오른쪽에서 쏟아져 내리는 힘을 왼발과 왼다리, 왼쪽 허리, 그리고 왼쪽 목부분이 모두 밀려나지 않고 굳게 버티고 있어요. 몸통과 두 다리, 그리고 팔이 영문 'K'자를 거꾸로 한 모습을 그리고 있지요. 이름을 붙이자면 '역(逆) K자'예요. 이 상태로 모든 것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임팩트가 이뤄지지요.

오른쪽 손목의 코킹(꺾임)이 임팩트 직전까지 유지되고 있음도 주목하세요. 백스윙 때 축적된 힘이 임팩트 때 최대한 폭발하도록 힘을 모아가는 거예요. 미리 코킹을 풀면 팔의 힘으로 휘두르는 잘못된 스윙이 나오게 된답니다. 그러면 정확성도, 거리도 잃게 돼요.

오른쪽 어깨도 눈여겨보세요. 임팩트 때 오른쪽 어깨가 목표방향으로 따라가지 않고 사진처럼 오른발 쪽을 향해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야 공에 체중이 충분히 실리게 되지요. 오른쪽 어깨가 목표방향으로 열리면 당겨치거나, 오른쪽으로 밀리는 샷이 되고 말지요.

머리의 위치도 중요해요. 임팩트할 때는 물론 사진C처럼 임팩트 이후에도 머리는 공의 뒤쪽에 남아 아래를 향하고 있지요. 매번 스윙할 때마다 공이 클럽페이스의 정중앙(스위트 스폿)에 정확히 맞는지를 눈으로 끝까지 확인한다는 기분을 가져 보세요. 어깨가 열리거나 머리가 들리면 자세가 흐트러지면서 왼쪽 축도 무너지게 된답니다.

모든 스윙단계에서 그러하듯 임팩트 때도 역시 몸에 힘을 빼야 합니다. 팔심으로 공을 때리지 말고 클럽을 확 뿌린다는 기분으로 휘두르라는 뜻이지요.

다운스윙 동안 잡아두었던 손목 코킹을 임팩트와 동시에 풀어주면서 순간적인 스냅의 힘을 이용하는 거예요.

*** 오른 어깨는 땅바닥 향해야

몸에 힘을 잔뜩 줘서는 이런 동작들이 부드럽게 연결될 수 없어요. 어깨에 힘을 빼고 클럽의 원심력만으로 임팩트하는 느낌. 아시겠지요?

'힘 빼는 데 3년'이라는 말이 있지만 저 역시 힘 빼는 연습을 한답니다. 특히 필드에서 왠지 샷이 이상하다 싶을 때는 힘을 충분히 빼고 천천히 클럽을 휘두르면서 스윙감각을 되찾도록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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