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츠현장>초경량항공기 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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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그 여자는 1주일에 하루는 꼭 하늘을 난다.사무실에서 전화통을 붙잡고 바이어와 씨름하다가도 이웃집 마실가듯 경기도안산시사동 초경량항공기 비행훈련장을 찾는다.
언제나 잘 정비돼 있는 「보라매」와 마주한 순간,우선 머리가맑아지는 느낌이다.천천히 레버를 잡아당겨 비탈을 오르듯 창공 속으로 빠져들어가면 발 아래 서해가 끝간 데 없이 펼쳐진다.
국내 최초의 여성 초경량항공기 파일럿 황태희(黃太熙.37.경기도광명시철산동)씨.
『섬 사이를 날다 보면 갈매기가 함께 따라옵니다.구름 속을 지나칠 때는 언제나 새롭고 황홀하지요.』 黃씨는 『미국 출장시우연히 바라다본 초경량항공기를 자신이 능숙하게 조종하게 된 것이 잘 믿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비행 15시간만에 교관없이 혼자서 조종,최단시간 솔로 비행기록을 세우기도 한 黃씨는 『최고의 경비행기 조종사가 되겠다』고기염을 토한다.
초경량항공기 파일럿 훈련장으로 최대 규모인 해양소년단 항공연맹(회장 文容善) 안산비행훈련장.주말이면 30~40여명의 예비파일럿들과 동호인들이 바람을 가르며 「나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4천여평의 비행훈련장 옆으로 10만여평의 드넓은 간척지가 펼쳐져 있어 나들이 나온 구경꾼들이 몰려들고 있다.
비행속도는 최고 시속 1백50㎞까지 낼 수 있으며 비행고도는4㎞까지 올라갈 수 있고 휘발유를 섞은 연료 38ℓ로 3시간30분정도 비행할 수 있다.50m 이상만 되면 이착륙이 가능하고갑작스럽게 엔진이 꺼져도 8㎞정도 활공할 수 있 어 안전하다.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기본교육은 이론 20시간.실기 20시간으로 총 40시간.한대의 비행기로 교관 한명이 책임지고 지도해준다.강습비는 3백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자격증 취득자들은 창공을 누비는 기쁨을 생각한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투자라고 입을 모은다.
전국적으로 파일럿 자격증 소지자는 2백50명정도며 여성도 6명이나 된다.안산비행훈련장 총무 길덕순(45)씨는 『번잡한 도심 일상에 찌든이들에게 자유비상을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安山=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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